류 혜 란 | 시인 (삼동면 독자)
사람에 가닿고파 쓸쓸할 때엔
신께 가닿을 때와 같이
소박한 마음을
덩어리째 마련해두라
사랑을 서약하듯 거푸거푸
차를 우려내 나누고
헌 옷 두둑이 차려입으니
장작은 느릿느릿 아껴 태워도 좋으리
달빛처럼 하얀 흠 달고서
옮겨오는 마음덩어리
아아, 이것은 사랑이 맞아
우리 맞닿고 있구나, 울걱해지도록
소박한 마음을 마련한 우리로부터
신은 달아날 궁리 못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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