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고향 자주 찾는 한 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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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고향 자주 찾는 한 해 되길
  • 하혜경 서울주재기자 기자
  • 승인 2019.01.31 15:37
  • 호수 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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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인 사
구 덕 순
재경남해군향우회 회장

우리 고유의 명절 설날 아침, 고향을 지키는 군민 여러분과 고향을 떠나 경향각지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에게 진심을 담아 큰 절로 새배드립니다.

별로 아는 것도 없고 많이 모자라는 제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재경남해군향우회 회장직을 맡았습니다. 이 무거운 짐을 지고 먼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지만 많은 향우님들을 믿고, 고향과 향우님들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저를 고향 동생, 언니, 누나로 생각하시고 많은 힘 실어주시면 그 힘으로 모자라는 부분 채워 가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어린시절 설날의 추억은 무궁무진합니다. 

한해를 무사히 보낸 후 감사한 마음을 담아 지내는 그믐제는 남해에만 있는 고유한 풍습이었습니다. 그믐제는 일종의 명절 전야행사.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까지 온 동네는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널 구덩이를 파서 널빤지를 올려놓고 정월이 다 가도록 동네 언니들과 손잡고 널을 뛰었고 동네 오빠들이 띄운 연을 오래도록 바라본 아련한 추억도 있습니다. 동네 어르신들은 마당에 덕석을 깔고 종지에 윷가락을 담아 던지며 함박웃음을 지으셨지요.

동생들 앞세우고 큰집 작은집 다니며 세배를 드리면 세배 대신 인절미에 찍어먹으라 내어주던 그 조청맛은 이제는 전설처럼 먼 옛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보름날은 또 어땠나요? 새벽 일찍 일어나 앞마당에 나서 `훠~여, 훠~여` 소리치며 새를 쫓은 다음 할머니가 구워주시는 갯향 가득한 김에 오곡밥 한 쌈 싸서 먹던 그 맛을 기억하시나요?

이렇게 옛 추억은 소리로, 맛으로, 촉감으로 남아 일흔이 넘은 나의 몸 속에 고스란히 살아있습니다. 우리는 힘들 때 마다 그 추억을 꺼내보고 그 순간으로 돌아가 새로운 에너지를 보충하곤 합니다. 우리 모두의 추억이 저장된 고향. 새해엔 고향 한 번 더 다녀오고 더 많은 고향사람들과 추억을 나누며 행복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군 향우회가 그런 자리를 많이 만들겠습니다.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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