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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보적 정의회복적 정의란 무엇인가 ①
남해타임즈 | 승인2019.03.15 10:17|(638호)
김 일 광
남해회복적정의연구회
마을교사

회복적 정의를 논하기 전에 먼저 일상에서 이뤄지는 정의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의 의식과 관계없이 많은 경우 관념적으로 정의로울 것이라 판단하고 선택하며 산다. 그러한 정의에 대한 선택이 어디에 기초한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의의 여신을 생각해보자. 눈을 가리고 한 손엔 저울을, 나머지 한 손엔 칼을 들고 있다. 가린 눈의 의미는 공명정대나 사심이 없음을 말하고, 저울은 피해를 입힌 만큼 균형적 처벌을 계량함이며, 칼은 올바른 처벌을 말하고 있다.

정의의 여신상이 나타내는 잘못에 대한 처벌의 방식을 응보적 정의라 할 수 있다. 다시 정리하면 잘못을 저지른 만큼의 처벌을 함으로써 정의를 이루려 하는 것이 응보적 정의라 칭한다.

정의를 이루는데는 당사자의 필요를 알아야 하고 그것의 충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응보적 정의로는 관습적이거나 제도적 문제로 인해 당사자의 필요에 접근조차도 쉽지 않다.  예를 들면 사법부의 화해권고 프로그램에서 가해자가 봉사활동 명령을 받고 봉사활동을 끝내면 처벌이 완료된 것으로 본다. 이런 상황의 전 과정에서 피해자의 욕구는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다. 더해서 가해자도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거나 수용하지 않는다. 결국 당사자 모두의 필요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로 사건은 종결된다. 

또한 사법 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경우에 드는 부차적 비용이 본질적 비용보다 큰 경우도 있다. 서로가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감정이 증폭되어 서로에게 이기려는 경쟁 심리의 결과이다. 그리고 피해자의 요구대로 가해자에게 처벌이 주어졌다 해도 가해자는 미래에 더 큰 위협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또 학교 현장을 보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폭법) 제정 후에 학교 폭력에 대한 처리 과정의 일률적이고 간편한 진행이 용이해 졌다. 학폭법 적용 후 교사는 행정업무가 가중되고 학생들과의 접촉시간이 줄어드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가해자가 다른 학교로 가거나, 역설적이게도 피해자가 다른 학교로 가야하는 이중의 피해를 만들기도 한다.

끝으로 응보적 정의가 적용되어 나타나는 사회현상이 공동체 파괴다. 관에서는 방범, 치안을 위해 cctv를 설치하고, 아파트 단지는 담장을 높이고 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를 따돌리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이렇게 서로를 믿지 못하고 경계하고 또 곁에 있지만 남처럼 대하며 산다.

위의 현상들이 말해주듯 응보적 정의는 더 이상 사회를 평화롭게 유지하지도 만들지도 못한다.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잘못은 무조건 처벌하는 사회에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숨기고, 회피하고, 처벌에 저항하는 모습이 일반적이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고통을 직면할 수도 없고 피해자의 필요를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결국 응보적 정의로 사회가 평화롭고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불가능함을 인지했다면 다른 해결 방안을 찾아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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