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탄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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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
  • 남해타임즈
  • 승인 2019.04.18 19:17
  • 호수 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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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본지 칼럼니스트

사람 걸어온 세월이 흉터 하나 없이 깨끗할 수만은 없다. 뜻대로 되는 순조로운 삶은 흔치 않다는 말이다. 누구나 크고 작은 어려움이나 역경에 부딪힌다. 마주친 벽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앞을 보고 달려왔다는 증거이다. 노력하지 않는 자에게는 벽도 보이지 않는 법이니 말이다. 
자신의 난관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불행해지기도 행복해지기도 한다. 고난을 슬픈 운수나 운명으로만 여기면 그야말로 불행한 것이 된다. 그것을 기회로 삼고자 한다면 원래 내가 있었던 자리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간다. 과거에 경험했던 것보다 더 큰 일을 감당해 내는 힘을 미리 갖추는 것이다. 
작은 실수에도 주저앉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큰 실패도 극복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차이가 왜 생기는 걸까. 인생의 바닥에서 그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힘, 밑바닥까지 떨어져도 꿋꿋하게 되튀어 오르는 마음의 근력인 회복탄력성에 있다. 현재의 슬럼프를 딛고 조금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심리적 작용이다. 어려운 처지가 되었을 때 적극적인 적응양식을 보여 주는 역동적인 과정에서 나오는 적응 유연성이다. 
슬럼프를 겪었던 시기가 있었다. 필자로 인한 적도 있었고 상대방으로부터 예기치 않게 발생한 적도 있었다. 긴 터널을 바라보면서 무기력한 모습이었던 시간이었다. 몸이나 마음이나 살아 꿈틀대야 사람인데 정신 세포가 반응하지 않을 때의 아픈 기억이다. 절망과 비애는 슬픔과 외로움을 가져왔고 이내 두려움과 걱정으로 바뀌기도 했다. 역경과 시련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마음의 근력이 필요했다.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경험하지 못한 새날이다. 자기를 더 강하게 키우는 힘이 필요하다. 회복탄력성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상에 필요한 자질 중 하나가 되었다. 
회복탄력성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분별력이다. 원인과 동기를 찾아 자기를 객관화해야 한다. 응시와 성찰을 통해 과거 경험을 미래 학습의 기회로 삼으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분별은 인식하고 깨닫는 것이다. 가장 먼저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해야 한다. 
결단력이다. 결정적인 판단을 하거나 단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다른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생각이 고민으로 끝나버리면 안 된다. 
두려움을 이기는 것이다. 두려움은 본래 자기로부터 회피하게 하는 현상이다. 자신의 강점과 능력을 충분히 신뢰하고 이에 대한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반면에 사물을 밝고 희망차게 보는 것은 좋지만 오로지 거기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지나친 낙관은 절망을 이겨내기 힘들다. 
회복탄력성은 자기감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평정심을 유지하는 가운데 생성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기 조절력, 대인관계력, 긍정성이라는 요소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기 조절력은 감정조절력, 충동통제력, 원인분석력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며, 대인관계력은 소통능력, 공감능력, 자아 확장력이 필수 요건이다. 긍정성은 자아 낙관성, 생활만족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생에는 수많은 역경이 있다.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실패가 필요한 법은 아니지만, 실패나 어려움을 잘 딛고 일어나는 사람은 오히려 그 덕분으로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다. 사회로부터 마음의 손상을 입고, 희망을 놓친다는 생각이 들 때 그보다 슬픈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그럴수록 바닥을 두려워하기보다 딛고 일어나는 근력을 키울 궁리를 해야 한다. 회복탄력성은 절망과 좌절을 극복하게 하여 과거보다 더 큰 난관 앞에서도 자신을 지킬 호위병이 된다.
살아간다는 것은 수많은 도전과 어려움을 끊임없이 극복해나가는 과정이다. 그럴수록 현재의 삶에서 새 시대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회복탄력성은 한 인간의 존재를 새로이 결정짓는 과정이다. 내가 직접 해결하지 않으면 나는 그 문제의 일부가 되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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