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체는 서로 의존하며 함께 공존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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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체는 서로 의존하며 함께 공존하는 것
  • 하혜경 서울주재기자
  • 승인 2019.05.10 15:28
  • 호수 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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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특집 인터뷰 | 조계종 대종사 법산 스님

어둠 속에서 종교는 늘 희망의 빛이었다. 혼란스러운 정치, 답답한 경제는 물론 연일 터져나오는 연예인 마약사건소식으로 우울한 시대다. 이 시대 명쾌한 답을 주는 가르침은 없을까?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남해출신 큰스님이신 법산스님에게 그 답을 청해 보았다. 남해읍 출신인 법산스님은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장 불교대학원장 정각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6월 17일 조계종 최고법계인 대종사 법계를 받았다. 냉철한 논리와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에서 우러난 스님의 가르침을 전한다. <편집자 주>

`상의상존(相依相存)`의 진리 되새기며 살아가야

정신이 궁핍한 시대
동국대학 선학과 교수를 역임한 스님은 퇴직 후 양산 통도사에 선방을 마련하고 수행 중이시다. 한 달에 몇 차례 특강과 봉사활동을 서울을 찾는데 때 마침 지난 4일 서울을 찾은 스님을 만날 수 있었다.
먼저 스님은 이 시대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털어놓는다. "우리나라 경제는 3만불 시대지만 마음은 1만불 이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같다. 물질은 늘었는데 그 물질 속에 정신이 용해되지 못한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정신상태가 궁핍해 각종 마약사건이 끊이지 않는다"는 법산 스님.
스님은 이런 정신의 궁핍상태가 발생한 이유로 교육계 특히 `인문학이 경시되는 사회 풍조`를 꼽았다. "대학에서 인문학이 다 죽었다. 물질만 쫓다보니 당장 돈벌이가 되는 학과로 몰리고 정작 인성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철학, 역사, 문학 등 인문학이 경시되는 세상이 만들어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불교의 `인연법` 공존하는 세상 가르침
스님은 이런 세상을 깨우치기 위해 종교인의 역할이 크다고 꼬집었다. 스님은 "정치에 아부하는 종교지도자가 아니라 창의력을 키우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길러주는 종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스님은 이 시대 불교의 가르침인 `인연법`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인연법이란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고 저것이 없으면 이것이 있을 수 없다는 가르침이다. `상의상존(相依相存)` 즉 서로 의지하면서 함께 존재한다는 말이다. 직선형 세계관이 아니라 순환하고 서로 연결되어 있음 늘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 마음이 풍성해질 수 있다."

스님 최초로 대만 유학 다녀와
스님의 삶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불교의 `인연`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은 짐작이 된다. 스님은 남해읍 양지마을에서 태어나 어려운 가정형편에 중학교 진학을 못하자 공부가 하고 싶어 출가를 결심했다. "할머니가 절에 가면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화방사로 저를 보내서 출가를 하게됐다"는 스님. 배움에 대한 갈망이 컸던 스님에게 불교는 원 없이 공부할 거리를 던져주었다. 화방사 주지스님의 배려로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동국대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학승의 길을 걷게 된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스님은 동국대학교에서 범어 강의를 하다 1980년 대만 중국문화대학 철학연구소에 입학했다. 스님으로서는 최초로 대만 유학을 다녀온 것이다. 유학 후에는 동국대학교 선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이어 불교학장과 대학원장, 정각원장, 한국선학학회장, 인도철학학회장 등을 역임하며 학승의 면모를 다져나갔다.
금강경 10만번 수행 중
"고향의 인연은 참 강해요. 고향 떠나온 지 오래됐지만 면접을 본다든지 심사를 볼 때 고향이 남해라 하면 한 점이라도 더 주고 싶더라고. 고향이 같은 연이란 것도 대단한거라"며 아련한 향수를 피워올린다.
스님과 고향과의 인연은 화방사 주지스님이셨던 덕산스님 덕분에 다시 이어지게 됐다. 덕산 스님이 입적한 후 읍 봉전 마을 `학림사`를 스님에게 물려주셨기 때문이다. 봉전마을 학이 찾아오는 그 숲 아래 들어선 학림사는 현재 불사(佛事)가 한창이다. "고향 들른 사람들이 편하게 묵어갈 수 있는 요사채도 짓고 이동에서 들어오면서부터 보일 수 있는 큰 관음보살도 모시고 싶다"는 법산 스님.
스님은 금강경 10만 번 독송을 수행 중이다. 한 번 읽을 때 15분~30분이 걸리는 금강경을 10만번 읽을 계획이며 지난해 4만5000번을 돌파했다. 저술활동도 꾸준히 진행 중인데 시집 `나는 누구인가?`와 번역서 `뜻으로 풀어 본 금강경 읽기`를 펴냈으며 다음 카페 `법따라 산따라`에서는 직접 지은 시와 글들을 올리고 대중들과 소통 중이다.          하혜경 서울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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