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불이(自他不二), 나와 남이 하나라는 깨달음으로 통합 이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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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불이(自他不二), 나와 남이 하나라는 깨달음으로 통합 이뤄야“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05.11 13:30
  • 호수 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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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특별인터뷰 | 남해군사암연합회장 성각 스님

`마음애(愛) 자비를! 세상애(愛) 평화를!` 오는 5월 12일(일)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자비정신으로 극복하고 세상과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우리 불교계가 정한 올해의 봉축 표어다.

 남해군은 올해 쓰레기매립지 선정, IGCC(석탄가스화복합발전) 유치,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 통폐합, 군청사 이전 문제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현안과 이를 둘러싼 갈등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 남해군사암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망운사 성각 주지스님을 만나 지혜의 말씀을 청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자비와 평화를 실현하신 부처의 말씀을 전하는 성각 스님.

현재 우리 사회는 여러 이념과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남해군에도 산적한 현안 문제가 있는데 어떻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야 하는가^

자타불이(自他不二)의 마음이 필요하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니고 하나다. 나와 남이 동시에 같이 성불해야 한다. 나만 부처가 되고 너는 부처가 될 이유가 없다고 하면 안 된다. 사회통합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자타불이라는 하나된 마음이다. 남북이 서로 갈라져 있지만 통일에 대한 기준, 염원, 발원은 같다고 본다. 지금 다시 대결의 국면으로 가고 있지만 같은 뿌리, 동족이다.

 

대립과 갈등을 풀 수 있는 지혜란 무엇인가^

사회통합의 근간을 이룰 수 있는 물줄기는 화합에 있다. 여야의 정쟁, 장외투쟁, 패스트트랙 등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행동은 깊은 뿌리를 내릴 수 없다. 근간은 자타불이 정신이다. 나와 다른 사람에게 깊게 공감하면서 동체대비(同體大悲), 자비정신, 중생을 연민히 여기고 중생을 위한다는 마음이 있었기에 우리가 부처의 제자가 되고 수도를 한다. 자비정신의 구현과 발현이 사회통합의 밑거름이다.

 

남해 지역에 거처하면서 느끼신 바는^

조그마한 남해라는 지역에 인구가 4만5천이 채 안 된다. 자칫 잘못하면 남해 전체가 사라질 위기에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군 행정을 관장하고 다스리는 군수의 마인드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그분의 역할을 도와줄 수 있는 건 사회통합을 이루는 것이다. 외부에서 하듯이, 걸핏하면 좌우를 따져서는 안 될 일이다. 부처께서 2563년 전에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오셨다. 하늘 위, 땅위에 오로지 나 홀로 존귀하다. 이 말은 누구나 존귀한 존재라는 뜻이다. 난행, 고행을 통해 부처가 이행도(易行道)의 길, 불퇴전하지 않은 수행의 길을 열었다. 그 길은 행복을 향하는 길, 성불의 길이다. 항상 참된 사람으로 나아가자. 참된 이상을 실현하면서 모든 시민이 한결같이 편안하게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시대다^

자비란 바로 나눔, 베풂, 일종의 보시 정신이다. 보시, 바라밀이다. 내가 귀함을 알기 때문에 상대방을 귀하게 여기고 베푸는 게 이타정신이다. 자비정신을 가지고 사회적 약자를 보살필 필요가 있다. 괄시하면 안 된다. 보듬어야 한다. 장애인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 나눔은 필수다. 나만 잘살려는 이기적인 마음은 사회적 근간을 흔드는 위험요소가 된다. 서로 공감하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를 통해 깨달음을 얻어 성불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실천하려면 쉽지 않다^

아니다. 쉽다. 적과의 동침이란 말이 있다. 서로 적일수록 따뜻하게 싸안을 수 있는, 화쟁(和爭)정신이 있다. 화쟁사상이 바로 우리 사회가 통합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된다. 싸우게 되면 끝이 없다. 정쟁만 일삼고 화합 안 하면 무슨 소용인가. 나와 남이 일시에 성불하자. 그런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한다. 마음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뀔 수 있다.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뀐다. 인격이 고양되고 고취되면 운명이 바뀐다.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출향민 포함 내외군민 50만의 안녕을 기원한다.

 

스님은 선화기능보유자이신데 요즘은 어떤 선화로 중생의 마음을 위로하는가^

자비롭고 온유한 미소를 던지고 있는 선화.

예전에는 여러 중생에게 호령하고 나무라고 질책하고 꾸중하는 의미에서 달마도를 많이 그렸다. 달마도가 위엄 있고 날카로운 눈매를 통해 상대를 주시하며 상대를 꾸중했는데 이제는 그만큼 나무랐으면 됐다. 온화한 미소, 평안한 미소, 온유한 미소를 던져야겠다. 웃음은 만병의 통치약이다. 미소로 상대방에게 자비로운 마음을 던지고 자비로운 불의(佛意)가 화합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인터뷰를 마친 후 성각 스님은 선시(禪詩)풍의 긴 글을 보내왔다. 아래에 그 일부를 옮겨온다.

 "망운산 산과 들에 철쭉꽃이 만발하고, 나무마다 새가 우니 어허! 절씨구 좋을시고! 사월이라 초파일, 부처님오신날입니다. 부처님은 중생이 본래로 성불한 것 즉 인간의 절대적 존엄성을 알려주려고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티끌만한 이해를 가지고 좋은 세상에 서로들 싸우지 맙시다. 이러한 이해관계는 허망한 꿈속의 일이니 마치 넓은 바다 위에 떠도는 물거품보다 못한 것입니다. 우리는 그 물거품을 보지 말고 넓게 펼쳐진 바다만을 봅시다.

 이 땅 사바에 사는 모든 사람들도 본래가 하나요. 더불어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비선악의 분별심이 없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남에게 고통을 주면 내가 그 고통을 받습니다. 남의 고통을 들어주어야 내 고통이 없어지니 오로지 불자들은 내가 눈물을 흘려서 남을 기쁘게 하는 지혜를 발휘해 중도실천의 성불을 이루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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