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의 상생을 위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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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상생을 위한 제안
  • 남해타임즈
  • 승인 2019.05.23 20:10
  • 호수 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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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의 숨비소리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경건한 사람이라 칭송받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주위에 있는 한 명의 악한사람과 친하지 않으면 편한 삶을 살아가기 힘들다는 격언이 있다. 점점 물질만능과 이기적인 사고 편중 현상이 심화되는 현대사회에서 어느 악한사람으로 인하여 봉변을 당한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사실 정의로운가 그렇지 아니한가에 대한 명확한 선을 긋는다는 건 장기적 시각으로 볼 때 정답이 없을 수도 있다. 지구가 둥근가, 아닌가 하는 지극히 과학적인 문제도 장구한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사실관계가 뒤바뀌기도 했다. 하물며 문명과 문화의 변천 속에서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사회적 정의라는 것에 대해 명쾌한 단정을 내린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보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선 그 기저에 규범화된 약속이 있어야 한다. 그 시대의 문화적 가치가 만들어내는 규범화된 약속이 바로 정의다. 이를 무시하고 자기의 이기적 관점에서 모든 걸 재단하려 하는 사람을 두고 필자는 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시대가 요구하는 정의로움에서 거리가 먼 한 사람의 악행으로 인해 공동체의 질서가 무너지고 일방의 불편한 삶이 발생해 공동체의 유지관리에 흠결이 생긴다면 이는 큰 손실이다. 가령 도시의 고단하고 힘든 각박함을 피해 인심과 자연을 찾아서 남해라는 공동체를 선택해 이주한 사람이 악한사람을 만나 봉변을 당한다면 견뎌내기 힘들 것이다. 

공무를 관장하는 사람으로 인했건, 동네 주민의 일원으로 인했건 이런 불편한 사례를 경험한 사람들이 남해라는 공동체에 가졌던 희망을 버리고 되돌아가버린 사례들을 종종 들으며 이제는 공동체의 유지관리를 위한 중재와 화해의 창구가 제도화되어야 할 필요성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정부 들어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 했다. 그러나 우리의 공동체가 화려한 수사가 주는 매력에 매료되기만 했을 뿐 실질적으로 그런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얼마나 실용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는 의문이다. 

법은 최소한의 규범이다. 법에 위배되는 관행과 법을 위반한 사람들에 대해 적폐의 청산을 목적으로 단죄하는 것만으로 공동체는 단시간에 바뀌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골 깊은 반감을 생성하고 새로운 적대감을 양산할 수도 있다. 좀 더 긴 안목으로 인간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와 방법에 대한 인문학적 방식의 문화운동이 강화되어야 한다. 

법은 국가의 몫이지만 공동체의 어울림을 위한 문화운동의 몫은 지자체가 효과적이고, 더 작은 단위로 집중과 선택이 이루어질 때 보다 실용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조심스러운 발상이지만 남해군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하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 주기를 기대한다.   

공동체 구성원 간의 분쟁발생 시, 단순히 사인간의 문제라 치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지역원로들을 활용한 상설중재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들고 고충의 상담을 통해 상호의 의견을 사실에 입각해서 조정함으로써 화해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담당하게 할 필요가 있다. 

비록 법적 구속력을 가지진 않더라도 인간의 양심에 근거한 사회적 정의가 실현될 수 있는 계도와 합리적 분쟁의 조정을 통하여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서로 화합하고 상생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힘든 인생의 행로에서 남해에 가면 거기 그 사람들은 큰 나무의 그늘 같고, 갈증으로 목마를 때 마시는 샘물 같아서 나는 남해에 살고 싶다는 그런 공동체가 되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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