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은 오늘도 목숨걸고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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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은 오늘도 목숨걸고 일하고 있다"
  • 한중봉 기자
  • 승인 2019.06.03 16:16
  • 호수 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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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집배원 191명 과로사 등으로 사망… "집배원 인력증원이 절실하다"강조

우체국 노동자가 거리로 나선 까닭
전국우정노동조합 부산지방본부 남해우체국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23일부터 남해우체국 앞과 읍사거리 일원에서 "집배원은 오늘도 목숨 걸고 일하고 있다"며 인력 증원을 촉구하는 시위를 펼치고 있다.
지부 노동조합을 이끌고 있는 정효근 지부장은 지난 20일 청와대 앞에서 벌어진 시위에 참가했다. 이 자리에는 정 지부장을 비롯 2500여 전국 지부장이 한 목소리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과로사로 쓰려지는 우체국 집배원을 살려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부산지방본부 소속 조합원들은 지난 26일 오후 2시 부산 거제역에서 `임단협 승리, 근로조건 개악저지 및 완전한 주5일 쟁취 투쟁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남해우체국 소속 조합원들을 비롯한 20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왜 거리로 나섰을까?


"다음은 내 차례가 될지도 모른다"
지난 5월 13일 충남 공주우체국에 근무하는 이은장 집배원이 30대 젊은 나이로 돌연사했다. 전국우정노동조합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1년 동안 이은장 집배원처럼 과로사한 집배원이 191명이 달한다.
올해만 해도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 동안 8명의 집배원이 근무 중 교통사고와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안전사고는 658건으로 전년대비 393건이 증가했다. 노동조합 자료에 따르면 집배원의 재해율은 3.3%로 유사업종인 소형화물, 퀵서비스, 택배업의 0.66%, 화물자동차 운수업의 0.20%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 집배원들은 동료들의 잇따른 죽음을 보면서 어느 날부터 `다음은 내 차례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집배원 인력충원 합의 지켜줘야"
집배원의 사망률과 재해율이 높은 것은 노동시간과 관련이 있다. 우정노동조합에 따르면 집배원 연간 노동시간은 2745시간으로 한국 임금노동자 2054시간보다 693시간 더 일한다. 종이우편물은 줄고 있지만 1인 가구 증가와 부피가 큰 소포와 택배물량은 크게 늘어나 집배원의 노동 강도는 더욱 세졌다는 것이 우정노동조합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긴급우정노사협의회에서 올해 7월 1일까지 토요배달 폐지 및 집배인력 인원 1천명 증원에 합의했으나 국회에서 증원에 따른 예산이 삭감됐다. 지난해 10월 우정노사, 전문가 위원, 청와대 행정관이 참여하는 집배원 근로개선추진단에서 집배원의 과중한 노동탈피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집배원 2천명 증원을 권고했으나,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한 것도 집배원 노동자들의 울분을 사고 있다.
이들은 현재 △임단투 승리 △집배인력 증원 △토요근무 폐지로 완전한 주5일제 △과로사 근절 대책 즉각 마련을 요구하고 있으며, 6월 14일까지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다.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파업 찬반 투표를 통해 준법 투쟁, 나아가 파업까지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효근 지부장은 "남해도 2012년에 비해 3명의 집배원이 줄어 업무과중에 시달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목이 아파도 동료에게 폐를 끼칠까봐 병원도 못하는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언제부터인가 극한직업이 되어버린 집배원이 더 이상 사고와 죽음의 그림자에 시달리지 않도록 많은 군민들의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한중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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