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 도전하기 딱 좋은 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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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가 어때서, 도전하기 딱 좋은 나인데"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06.24 12:04
  • 호수 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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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마늘축제 환웅녀선발대회 최고령 참가자 81세 최영란 씨

 제14회 보물섬 마늘축제&한우잔치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약 10만명의 방문객수(군 추정치)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3일간의 축제에서 다채로운 가족중심 행사, 마늘 및 한우 판매고 증가, 마늘 학술세미나 개최 등 화젯거리가 많았지만 기자는 이 인물을 주목했다. 바로 환웅녀선발대회 미조대표로 나선 최고령 참가자 최영란(81) 씨다.
 최영란 씨는 상대적으로 젊은 다른 후보들 사이에서도 자기만의 기품과 재능을 뽐내며 당당히 웅녀상을 수상했다. 수만의 관객 앞에서도 신나는 율동과 함께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르는 그의 모습은 활력과 장수를 상징하는 마늘 홍보대사로 손색이 없었다. 마늘축제 화제의 인물 미조 사항마을 최영란 씨를 만났다.
 
환웅녀선발대회에는 어떻게 나가시게 됐나 ^ 꿈에도 생각 못했다. 젊었을 때는 먹고살기 바빠서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참고 살았는데 이제 조금 여유가 생겼다. 사실 마늘축제를 구경하고 참가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노래교실 추천을 받았다. 의상 고르는 일도 노래교실 회장과 총무가 도와줬다.
 
단체무용 등 준비하면서 힘들지 않았나 ^ 집에 있으면 기운도 없고 아픈 것 같은데 밖에 나가 활동하면 피로한 줄 모른다. 평소에도 활발히 활동하고 열심히 하니 추천했다. 다른 사람들이 연로하다고 걱정을 했지만 재밌게 했다. 오히려 연습시간이 짧아 아쉽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더 연구하고 연습하면 좋았을 텐데. 이런 큰 무대를 내 평생에 언제 다시 올라가볼까 싶어서 그렇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를 부르셨다 ^ 참가자 연령대가 높은 줄 알았는데 이번에 보니까 다 조카, 손녀 같은 젊은 사람들이더라. 사실 부끄럽고 쑥스러웠다. 그래도 `할 수 있을 때까지 즐기자. 아무나 추천 받는 것도 아닌데 한 번 해보자` 싶었다.
 
평소에 하시는 활동이 많다 ^ 노래교실, 게이트볼, 요가를 한다. 70대 때는 남해여성산악회, 미조산악회에 들어가 백두산, 한라산, 대관령 등 한국의 높은 산은 다 가봤다.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건강도 좋았다. 6년 전에 고사리 채취하러 산에 오르다 무리해서 다쳤다. 그 뒤로 허리, 다리가 안 좋아져서 산에는 못 오른다.
 
어떻게 살아오셨나 ^ 외가는 대구이고 친가는 의령인데 부모님이 일본에서 만나 결혼해서 내가 일곱 살 때 해방돼 한국에 건너와 전쟁도 겪었다. 마산 상남동에서 살다가 24세 때 친구 결혼식 하객으로 온 남편(채명성 씨·84)을 만났다. 여기 시집 왔을 때 비포장에 전기도 수도도 없었다. 이런저런 사업도 많이 하고 실패도 겪었다. 식당을 했는데 이제는 막내아들이 이어서 하고 있다. 그렇게 결혼생활을 57년 했다. 내 인생행로를 한번 글로 써보면 좋겠다. 더 어렵게 산 이도 많지만 각자 인생은 다 다르니까.
 
바람이 있다면 ^ 지금의 건강이라도 유지하며 즐겁게 살고 싶다. 내년에 미조에 노인대학이 생긴다니 그곳에 다니려고 한다. 젊을 때부터 서예, 한춤, 장구를 배우고 싶었다. 복지관에서 일주일에 두 번 한춤과 장구를 가르쳐준다. 저녁에 슬쩍 구경 가면 죄다 젊은 사람만 있어 포기했다. 그래도 한 번 도전해볼까?
  김수연 기자 nhs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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