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비스트 3인이 전하는 남해군 기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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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비스트 3인이 전하는 남해군 기록 이야기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07.01 17:55
  • 호수 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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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본지에 `남해군 기록 이야기` 연재

기록은 힘이 세다. 지나간 시간은 과거이지만, 기록된 과거는 역사가 되어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작용한다. 잘 보존된 기록물은 주관적이고 불안정한 우리의 기억을 객관화해 미래를 준비하게 한다.
남해군의 기록을 보존·관리하는 3인이 남해인의 기억을 되살리고자 뭉쳤다. 남해군청 행정과 이미숙(49) 기록연구사, 문화청소년과 문화재팀 여창현(37) 학예사, 문화예술팀 유배문학관 김연희(40) 학예사다. 이들은 각각 남해의 행정기록물과 박물류, 역사 문화재와 유적, 박물관 향토사유물 등을 보존·관리하고 연구한다. 이 3인이 군청 기록물보관소, 박물관 수장고에 묻혀 있거나 현재 조사·발굴 중인, 군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남해의 과거 `기록 혹은 기억`들을 현재로 소환하려고 한다. 이들이 전하는 `남해군 기록 이야기`는 본지에 7월부터 15회에 걸쳐 연재된다.
연재에 앞서 필자 3인을 만나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① 어떤 일을 하고 있나? ② 연재 내용은 무엇인가? ③ 연재를 통해 바라는 바는? <편집자주>

 

이미숙 기록연구사

① 남해군청 행정과에서 4년 6개월 정도 근무했다. 기록관운영, 기록관리시스템 운용, 기록물정리이관, 기록물평가폐기, 기록물공개재분류, 기록물생산현황보고 및 관리가 주 업무다. 남해군의 모든 행정업무로 발생하는 문서들을 분류·보존한다. 문서는 만드는 순간부터 공공기록물이 되는데 그 문서들의 가치를 평가해서 보존하고 폐기할 것들을 결정한다. 기록물의 가치를 평가해서 폐기하는 일이 사실 가장 어렵다. 그중 사료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것은 보존한다. 종이, 사용비품들까지 포함하는데, 이것들을 행정박물이라고 한다. 종이문서, 전자문서, 시청각자료, 사진, 동영상, 박물류, 예를 들어 외국 자매결연 선물, 각종 상패류, 기념품류, 대통령이나 지자체장이 쓰던 의자, 책상, 행정비품류 등 다양한 형태의 공공기록물이 있다. 멸치축제 최초 포스터나 표어도 행정기록물이 된다.

② 옛날 행정관련 이야기, 행정 특성, 방향이 드러난 문서들을 다뤄보려 한다. 이데올로기 관련 문서를 보면 이런 것도 다뤘구나 싶은 것들도 있다. 행정박물에 대해서도 다룬다. 이런 것들은 움켜쥐고 있기보다 공개하고 알리는 게 맞다. 문서기록, 유적, 문화재 등은 이전 사람들의 삶의 궤적이자 민관이 어우러져 만든 흔적들이다. 이런 것들을 흥미롭게 소개하고 싶다.

③ 기록물은 우리의 기억과 추억을 돕는다. 1회에 다룰 지문채취기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첫 주민등록증을 만들던 순간의 떨림, 손가락에 발리는 잉크의 선명한 느낌, 그때의 설렘을 추억하게 할 것이다. 욕심을 부리자면 행정박물을 모아 정기적인 전시도 하고 새 청사가 들어서면 상설 전시코너도 꾸며보고 싶다. 서고에 가둬놓는 게 아니라 일종의 기록 라키비움(라이브러리, 아카이브, 뮤지엄의 합성어) 형태로 만들어서 보여주는 거다.

 

여창현 학예사

  ① 문화청소년과 문화재팀에서 근무한 지 4년 7개월 됐다. 가야고고학을 전공했고, 가야고분에 대한 연구로 박사과정에 있다. 문화재 지정 및 관리와 문화재 주변에서 일어나는 건축행위 등에 대한 인허가 업무를 한다.
고려대장경 판각지성역화 사업도 담당하고 있다. 고려대장경 판각지는 최근 유적조사를 통해 남해로 인정됐다. 대장경 전부를 남해에서 판각했는지 일부만 했는지의 문제만 남아 있다.
올해 11월께에는 학술대회를 열 계획이다. 발굴조사뿐만 아니라 이런 학술대회의 성과들이 쌓이면 군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대장경 판각지로서의 남해를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② 문화재에 관한 부분을 소개하려고 한다. 최근 발굴되거나 조사된 문화재와 유적들은 아직 알려진 게 없다. 최근 조사·발굴된 비지정문화재와 관련유적, 출토유물 등을 소개하면 군민들이 흥미를 보일 것 같다. 과거 우리군 사람들이 살아온 모습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기본적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③ 문화재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많은 군민들이 문화재를 규제나 걸림돌로 생각하는 걸 많이 봤다. 이번 연재를 통해 군민들이 문화재에 관심을 더 가져주면 좋겠다.
문화재와 얽힌 이야기들을 알아가면서 문화재의 가치, 살아가면서 필요한 가치를 알아가고 더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김연희 학예사

 ① 2018년 11월에 남해로 지원해 유배문학관에서 6개월 정도 근무했다. 사학과 역사교육을 전공하고 국립진주박물관, 진주교육대 박물관, 이주홍어린이문학관 학예사로 근무했다. 현재 남해유배문학관 관리운영, 김만중문학상 운영, 전시기획 및 행정, 유물등록 및 관리, 교육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②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10년 전 폐관된 남해향토역사관의 유물이 유배문학관으로 이관됐다. 향토사 유물 2636점이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이곳은 문학관이기 전에 1차적으로는 박물관이다. 문학관 내 제1전시실이 향토역사실이다. 남해대교 모형, 판각지 기록물인 「종경록」, 남해의 3·1운동 발상지, 남해군조 백로, 죽방렴 등 남해군과 관련된 것들이 전시돼 있다. 수장고에 있는 유물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곳에 유물이 얼마나 있는지도 군민들은 잘 모르고 계실 거다. 첫번째 이야기는 신영복 선생이 쓴 `남해유배문학관` 현판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③ 문학관이자 박물관인 유배문학관 스토리를 발굴·소개하려고 한다. 유배라는 개념을 너무 어둡게 풀고 있다. 오히려 유배와 요즘 힐링의 콘셉트가 잘 맞는다. 자발적 유배라는 개념이다. 이렇게 유배생활을 했기 때문에 김만중 선생도 작품을 남길 수 있었다. 요즘 사람에게는 쉼이 필요하다. 이게 하나의 콘텐츠와 잘 부합된다. 앞으로 남해에서 1년 살기, 자유여행, 자발적 유배 프로그램도 하나 만들고 싶다.

 김수연 기자 nhs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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