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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서와 포토샵김충국의 시대공감
남해타임즈 | 승인2019.07.15 11:35|(655호)

학창시절 분식집이나 빵집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튀김과 떡볶이를 먹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 가난했던 그 시절에 우리는 배부르게 분식 한번 먹으려고 친구끼리 매주 100원씩 모으는 계를 만들었고 돈이 좀 모이면 시장통에서 멋지게 회식도 했다. 흔한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았어도 시장통 골목 안 음식냄새와 주인아주머니의 넉넉한 인심, 친구와 주고받았던 정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히 남아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음식이 나오자마자 바로 먹으면 핀잔을 받기 일쑤다. 음식이 다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는 것이 문화가 됐기 때문이다. 이는 SNS로 인해 생겨났는데 음식의 맛과 정성보다 사진에 얼마나 예쁘게 나오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돼 버렸다. 실제 만족지수보다는 보여지는 것에 집착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올려 나의 행복을 남에게 보여주느라 바쁘다.
다른 예로 셀카 앱이 있다. SNS에 보이는 대부분의 얼굴들은 셀카 앱을 통해 실제 얼굴보다 더 예쁘게 편집해 올려진 것들이다. 이렇듯 추억과 음식의 맛 그리고 그날의 행복을 휴대전화에 저장하고 실물보다 훨씬 예쁜 얼굴을 올리고 자기만족에 흡족해하며 살아가고 있다. 요즘 우스갯소리로 맞선장소에 가서 상대를 못 만나고 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분명 사진을 여러 장 보고 갔음에도 실물과 너무 다른 모습에 알아보지 못하거나 실망해 돌아온다 한다.
이렇듯 매끄럽게 보여지는 것에만 집착하는 현대인처럼 정부나 관공서에 계획서나 기획안을 보면 잘 만들어진 SNS 속의 맛집과 얼굴을 보는 듯하다. 포토샵 한 얼굴처럼 실물을 과대 포장하거나 윤기 흐르는 사진 속의 음식이 맛과 영양보다는 모양에 더 관점을 둔 것 같은 느낌이다.
행복하고 평등한 세상은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올바른 시선에서 출발해야 하며 비주얼보다는 내실과 실용을 우선해야 한다. 부족한 것을 `포토샵` 해서는 개선할 곳을 찾을 수 없고 화려한 비주얼은 많은 낭비를 부르며 실용성 또한 모자란다.
관의 사업 계획서든, 개인의 삶에 대한 계획서든, 남에게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을 만큼의 역량을 정확히 이해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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