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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소통의 군정을 펼치길 기대한다
전병권 기자 | 승인2019.07.15 11:38|(655호)
전  병  권

  지난해 7월 `쁘라삐라`라는 말을 기억하는가? 치열했던 6·13지방선거를 마치고 쁘라삐라라는 태풍이 북상한다는 소식에 장충남 군수는 취임식도 취소하고 재난안전 대책 회의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그래서 취임식 때 들을 수 없었던 취임사를 찾아봤다. 취임사는 총 908개 낱말과 3890자(공백 포함)로 구성돼 있고 그 중 남해와 군민, 존경, 사랑, 감사, 여러분, 의원님 등 형식적인 단어를 제외하면 `함께`라는 낱말이 5번, `소통`이라는 낱말은 3번 중복된다.
장 군수의 지난 1년간의 행보를 보면 민선7기 핵심 가치인 `소통을 통한 군민화합`이라는 표현과 부합하고 있다. 군민소통위원회나 정책자문위원단, 군청사 신축 추진위원회 등 각 사안에 대해 경청하려는 모습은 허례허식은 아닌 듯하다.
그런데 소통하는 방식이, 정확히 말하자면 회의하는 방식이 효율적이거나 실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가장 최근 이야기를 해보자. 지난 9일 장 군수 주재 아래 취임 1주년 군민 공감 토론회를 열었다. 각 분야를 대표하는 군민 21명이 참석했고, 장 군수는 다른 회의에서도 그랬듯이 눈을 마주치며 부드러운 말투로 답하고 군민들이 말한 내용을 잊지 않으려고 기록하고 적당한 유머도 섞으며 회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여기까지는 좋다.
장 군수는 회의일정 이후 참석자들과 식사자리까지 준비돼 있는 자리라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못 다한 이야기는 식사자리에 가서 말씀하시죠"라고 말이다. 표면적으로는 좋은 말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시간부족`문제가 항상 존재하고 있다.
군수는 한 명이고 군민은 다수고 군수와 말을 섞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너도 나도 준비한 말들을 쏟아낸다. 그러니 회의시간은 항상 부족할 수밖에 없다.
군민 공감 토론회나 연초에 열리는 군민과의 대화에는 주제에 따라 여러 분야의 사람이 참석한다. 참석자들은 자신의 이야기 혹은 자기 분야의 이야기가 아니면 공감하기도 어렵고, 공감하려는 시도도 잘 하지 않는다. 행정편의를 위해 한 번에, 한 자리에, 같은 시간에,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이러한 회의를 갖는 것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며칠이 걸려도 단 1시간씩이라도 참석자들끼리 공감할 수 있는 비슷한 분야를 묶어서 이야기하는 것이 지금까지 해온 소통과는 진짜 소통에 가까울 것이다.
장 군수도 원하고 군민도 원하는 소통의 자리가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뒤끝이 남는 이유는 항상 시간에 끌려다니기 때문이다. 많은 민원인들이 군수와의 면담을 하고 싶어 하지만 빡빡한 스케줄 선상에 놓인 군수가 모두 챙길 수는 없는 법. 그래서 존재하는 사람들이 군청의 각 실과장과 담당자들이다. 선거가 끝나면 바뀌는 군수의 철학에 따라 공무원들도 따라주는 유연한 변화가 필요하다.
소통을 강조하는 군수를 만나지 않아도 군민들의 의견을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은 군수 비서실과 군청 내 공무원들이 더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이와 반대로 같은 의견을 몇 번씩, 다른 사람이 제기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군민들 자체적으로도 토론이나 회의하는 문화개선이 필요하다. 단순 친목모임 이외의 각자 사안에 대한 작은 회의를 만들고 의견을 도출하고 이를 읍면 단위나 각 실과에 전달하는 민간 주도의 자체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2018년 7월 2일 장 군수의 취임사 중에는 "세종대왕이 즉위 직후 의논하자"라는 표현과 "이순신 장군도 긴박한 전장에서도 늘 부하들의 의견을 경청했다"라는 예화를 소개했다. 함께 소통하는 군정철학을 보여준 장 군수의 취임 2년차부터는 선택과 집중하는 진짜 소통의 군정을 펼치길 기대한다.


전병권 기자  nhs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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