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장소에 군청사가 자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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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장소에 군청사가 자리해야 한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19.07.22 10:30
  • 호수 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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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락 교수 "현 시대는 기존 청사 위치를 고수"

남해군 청사신축 추진위원회 제2차 회의 열어
제3차 회의는 현장답사로 결정

 "남해군청사는 남해의 가장 가치가 높은 건물이 돼야 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장소에 청사가 자리해야 한다"고 안재락 도시계획 전문가는 강조했다. 남해군 청사신축 추진위원회 제2차 회의가 지난 10일 군청 회의실에서 열려 25명 중 23명의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회의 결과에 따라 안재락 경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를 초청해 특강을 열었다.
 안재락 교수는 인근 사천이나 진주, 파주 등의 도시계획에 참여한 경험이 있고, 일본 교토대학교 공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토대학교 건축학과 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을 지낸 바 있다.
 안 교수는 "오래되기는 했지만 여러 도시계획을 경험한 결과, 경제가 한창 성장할 때는 청사들이 다른 위치로 옮겨도 신시가지가 형성됐다"며 "경기가 침체되고 인구감소, 노령화, 취약한 지방예산으로는 신시가지 형성도 어렵고 구시가지 활성화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지고 갈 것과 버릴 것을 선택해야 하는 시대"라며 "처음에는 다 갖고 가야 할 것 같지만 나중에는 짐이 된다. 지금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아니라 무엇을 버려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청사 건립을 위한 갈등들
 △지역민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입지선정 △행정위주의 과도한 시설과 주민편의시설 부족 △부지확보의 어려움과 지역간 이해조정의 어려움 △외형에 치우친 호화청사 △지나친 디자인 △획일적인 규제가 군청사 건립의 어려움으로 소개됐다.
 
좋은 청사의 조건
 안 교수에 따르면, 좋은 청사가 되기 위해서는 행정과 교육, 복지, 문화 등을 담아내고 표현할 수 있도록 건축돼야 한다. 또 자본논리에서 제외된 영역을 보살피고 뒷바라지하는 공적영역이며, 불특정다수를 향해 설계된 건축으로 주민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 따라서 보편성, 지역성, 소통의 공간이 돼야 한다. 그래서 안 교수는 "△공공성 △상징성 △중심성 △활동성 △유연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좋은 공공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금기할 사항들로는 첫째, 좋은 디자인을 선택의 여지가 있는 특별한 경우로 간주하는 것. 둘째, 최저가를 최상의 가치로 생각하는 것. 셋째, 초기 자본금의 가치를 건물 수명 자금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넷째, 공공건축물을 시민적 의미를 두지 않고 단순히 기능적 시설로 취급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서울 은평구청이다. 지하 1층부터 7층까지 본관이 구성돼 있고, 구의회 건물은 지상 1층부터 7층까지, 보건소는 지상 1층부터 5층까지 준공됐다. 은평구 인구는 지난달 기준으로 48만3740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27만6696명 도시 일본 나가오카 아오레시청 내부 중앙에 위치한 시티플라자.
인구 3만 5천여명 도시 일본 야마나시시청 전경.

공공건축의 복합화가 잘된 사례
 안 교수는 공공건축물의 복합화가 잘 이뤄진 곳으로 △경북 고령군의 대가야문화누리 △충남 서천시 봄의 마을 △영국의 코비큐브 등을 들었다.
 지자체 청사로는 남해군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인 수준으로 예를 들었다. 안 교수는 재건축한 서울의 은평구청을 비롯한 일본 나가오카 아오레시청, 야마나시시청, 히미시청사, 도미오카시청을 각각 설명했다.
 특히 일본 시청들의 설계 기본방침은 작은 지붕의 집합으로, 규모 축소가 가능하도록 분동배치와 작은 단위로 분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비롯한 주변 유산과 연계할 수 있고 길과 광장공간을 조합해 시민들이 왕래하기 쉽도록 활동성을 높인 구조다.
 
이전 신축에 대한 의견
 안 교수는 "청사 이전의 위치선정 보다 중요한 고려사항은 이전 후에 발생하는 현 청사의 활용책"이라며 "이전 신축청사는 이전 대상지의 주변을 도시화할 수 있는 조건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역량의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의를 마치고, 끝까지 경청한 위원들은 군청사에 대한 활용과 디자인 등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얻었다는 반응과 현지답사를 가서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노영식(부군수) 추진위원장은 "강의를 듣고 나니 위원님들이 현장을 가서 확인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다음 회의 때는 현장을 답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위원 모두 책임감을 갖고 고민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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