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사그라들지 않는 마늘 농민들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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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도 사그라들지 않는 마늘 농민들의 분노
  • 하혜경 서울주재기자
  • 승인 2019.08.02 14:01
  • 호수 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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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원가도 모르는 정부 제대로 된 대책 마련하라"

남해농민 130여명 광화문 전국생산자대회 참여

농산물가격 폭락에 성난 농민들의 함성이 광화문 광장을 메웠다.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농산물값 폭락대책 촉구 및 문재인 정부 농정규탄 전국생산자대회`에 제주를 비롯한 전국에서 3천여명의 농민들이 참석했다. 남해에서도 새남해농협 류성식, 동남해농협 송행열, 남해농협 박대영, 창선농협 박해봉 조합장과 130여명의 마늘농가 농민들이 상경 정부를 규탄하는 대회에 동참했다. <사진>
폭염속에 진행된 이날 대회에는 현 정부의 농업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박행덕 의장은 "기대를 갖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정말 할 말이 많다. 지난 5월 24일 경주 농가를 방문한 문대통령이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코웃음이 나왔다. 현 농촌의 실정을 너무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옥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정부가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280조라고 하면서 그에 걸맞은정책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나라 근간이 농업임을 인정하긴 하나"라며 "농촌과 농민을 살릴 마지막 기회가 지금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남해 농민들의 요구는 마늘값 안정. 마늘생산자협회는 이날 산지마을 전량 수매와 적폐관료 청산, 농정개혁 완수를 요구하며 집회에 참석했다.
마늘생산자협회는 이날 농민들의 요구사항이 담긴 선전물에서 "적폐관료들은 3만4천톤 과잉이라는 허구의 숫자를 만들고 3만7천톤을 시장에서 격리한다고 발표했다"며 "하지만 발표 후 가격은 더 떨어졌고 수매량과 수매가격은 오히려 산지가격의 상한선으로 작용해 가격 폭락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꼬집었다.
마늘생산자협회는 "지금 수매가격인 2600원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다. 마늘 생산원가를 뽑아보면 대략 Kg 당 3400원에서 3700원 사이다. 식당용으로 납품하는 대서마늘의 생산원가는 이보다 낮은데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남도마늘보다 배나 많다. 현재 남해에서는 90%이상이 양념용 남도마늘을 재배하다 보니 현재 수매가는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태문 마늘생산자협회 사무총장은 "마늘 1등품이 1500원도 못 미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깐마늘 소비자 가격은 200g당 2천원 내외를 보이고 있다. 정부에서 시장을 바로잡으려는 노력과 더불어 마늘가격 안정화를 위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마늘생산자협회 농민들은 △생산비에 근거한 전량수매 △농가소득 손실분 직불금으로 지급 △2020년 마늘 수급조절은 파종시기부터 시작하고 생산농민의 실질적인 참여보장 △적폐관료의 청산과 국민과 농민의 염원인 농정개혁 완수를 요구했다.
마늘생산자협회는 곧 마늘생산자협회 창립총회를 갖고 내년부터 정부 마늘수급조절 정책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광화문 광장에서 대회를 마친 남해농민들과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로 이동하며 서울시민들에게 정부의 농정 실패를 호소했다. 몇몇 참가자들은 하얀 상복으로 갈아입고 농산물 죽음을 애도하는 근조 손 피켓을 들고 청와대까지 행진했으며 "마늘 똥값, 양파 똥값, 문재인 정부 농정도 똥값"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마늘농가의 몰락은 남해에서는 곧 지역 경제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 농협조합장들도 상경투쟁 동참했다. 송행열 동남해농협 조합장은 "남해 마늘농가의 상황은 절박한 정도를 넘어섰다. 남해의 대표작물이 시금치와 마늘인데 지난해 시금치 가격이 40% 하락한 데 이어 또 마늘가격까지 폭락하면 산업기반이 무너지고 지역의 모든 산업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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