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궁사들이 자주 어울려 모이는 남해금해정에는 특별한 회원 두 명이 있다. 그들은 바로 푸른 눈의 독일인 궁사들이다.
기자가 지난 11일 만난 클라우스 돌레 씨의 첫 인상은 순박한 시골 `아저씨`었다. 하지만 클라우스 돌레 씨의 나이는, 아니 연세는 49년생 한국나이로 70세의 어르신이었다. 70대 같지 않은 비교적 젊어 보이는 얼굴이었고 웃음기가 가득했다.
14세 때부터 35년간 축구선수를 한 스포츠맨인 클라우스 돌레 어르신은 한국인 파독 간호사 부인과 결혼을 해 현재는 남해 독일마을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매주 토·일요일에 금해정을 찾아 활을 쏜다.
클라우스 돌레 어르신은 "2005년도에 한국으로 와서 부인과 함께 독일마을에서 살고 있다"며 "독일에서 살 때 축구, 테니스 등 수많은 스포츠를 했지만 활을 쏘는 스포츠는 없었다. 어릴 때 활과 화살을 직접 만들었을 만큼 활쏘기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 경기에서 세계적인 신화를 쓴 한국의 양궁 선수들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었는데, 한국에 와서 아내의 소개로 금해정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국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국궁도 바둑처럼 급수가 있는데, "국궁이 재밌다"는 클라우스 돌레 어르신의 올해 목표는 초단을 따는 것이란다.
또 다른 독일 궁사는 울머 울리 씨로 그도 71세의 어르신이다. 울머 어르신은 독일 초등학교의 교장 선생님 출신이다. 클라우스 돌레 어르신과 마찬가지로 울머 어르신도 한국인 파독 간호사 부인과 결혼한 뒤 독일마을에서 살고 있다. 동료 궁사에 따르면 울머 어르신은 청소도 잘하고 겨자 등 한국의 매운 음식도 잘 드신다고. 또한 그는 현재 아직까지는 다섯 발의 화살을 쏘아 모두 다 과녁에 명중시키는 `몰기`를 하지는 못했지만, 동방의 나라에서 체험하는 활쏘기가 마냥 즐겁기만 하시단다.
앞으로 체력단련과 정신수양에 최고인 국궁을 통해 클라우스 돌레, 울머 울리 어르신이 건강도 잘 챙기시고 남해군의 명궁으로도 성장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