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궁(國弓)을 사랑한 벽안(碧眼)의 궁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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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궁(國弓)을 사랑한 벽안(碧眼)의 궁사들
  • 김태웅 기자
  • 승인 2019.08.19 14:22
  • 호수 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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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돌레·울머 울리 어르신, 매주 활쏘기로 체력·정신 수양
지난 3일 남해금해정에서 소궁도대회가 열렸는데, 왼쪽 클라우스 돌레 어르
신은 장려상을, 울머 울리 어르신은 특별상을 받았다.

 남해 궁사들이 자주 어울려 모이는 남해금해정에는 특별한 회원 두 명이 있다. 그들은 바로 푸른 눈의 독일인 궁사들이다.
 기자가 지난 11일 만난 클라우스 돌레 씨의 첫 인상은 순박한 시골 `아저씨`었다. 하지만 클라우스 돌레 씨의 나이는, 아니 연세는 49년생 한국나이로 70세의 어르신이었다. 70대 같지 않은 비교적 젊어 보이는 얼굴이었고 웃음기가 가득했다.
 14세 때부터 35년간 축구선수를 한 스포츠맨인 클라우스 돌레 어르신은 한국인 파독 간호사 부인과 결혼을 해 현재는 남해 독일마을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매주 토·일요일에 금해정을 찾아 활을 쏜다.
 클라우스 돌레 어르신은 "2005년도에 한국으로 와서 부인과 함께 독일마을에서 살고 있다"며 "독일에서 살 때 축구, 테니스 등 수많은 스포츠를 했지만 활을 쏘는 스포츠는 없었다. 어릴 때 활과 화살을 직접 만들었을 만큼 활쏘기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 경기에서 세계적인 신화를 쓴 한국의 양궁 선수들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었는데, 한국에 와서 아내의 소개로 금해정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국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클라우스 돌레 어르신이 활시위를 당겨 과녁을 겨냥하고 있다.

 국궁도 바둑처럼 급수가 있는데, "국궁이 재밌다"는 클라우스 돌레 어르신의 올해 목표는 초단을 따는 것이란다.
 또 다른 독일 궁사는 울머 울리 씨로 그도 71세의 어르신이다. 울머 어르신은 독일 초등학교의 교장 선생님 출신이다. 클라우스 돌레 어르신과 마찬가지로 울머 어르신도 한국인 파독 간호사 부인과 결혼한 뒤 독일마을에서 살고 있다. 동료 궁사에 따르면 울머 어르신은 청소도 잘하고 겨자 등 한국의 매운 음식도 잘 드신다고. 또한 그는 현재 아직까지는 다섯 발의 화살을 쏘아 모두 다 과녁에 명중시키는 `몰기`를 하지는 못했지만, 동방의 나라에서 체험하는 활쏘기가 마냥 즐겁기만 하시단다.
 앞으로 체력단련과 정신수양에 최고인 국궁을 통해 클라우스 돌레, 울머 울리 어르신이 건강도 잘 챙기시고 남해군의 명궁으로도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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