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분사대장도감이 생기는 데 우리가 밑거름 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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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분사대장도감이 생기는 데 우리가 밑거름 돼야죠"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09.16 11:37
  • 호수 6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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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경문화학교 함양 전통판각강좌 1기 수료식 현장을 가다
대장경문화학교 함양 1기 수료생(앞줄)과 전주의 문화학교 선배들이 나란히 기념촬영을 했다. 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강재우, 김봉윤, 김효준(오른쪽 두 번째) 씨다.

 지난달 30일 기자는 고현면 주민이자 고려대장경판각성지보존회(회장 김정렬) 회원 3명과 함께 함양에 갔다. 바로 이날 있는 대장경문화학교 전통판각강좌 1기 수료식을 보기 위해서였다. 고려대장경판각성지보존회 김봉윤(57·이어) 부회장, 김효준(68·탑동) 사무국장, 강재우(58·오곡) 회원이 이날 전통판각강좌 초급과정을 수료했다. 이들은 어떻게 함양까지 가서 판각과정을 배우게 됐을까. 
 김봉윤 부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대장경은 목공, 제지, 판각, 서예 등이 모여 만들어진다. 처음에는 서각을 배우다가 서각과 판각의 기법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서각과 달리 판각은 책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므로 판각에서 제책까지의 과정 흐름을 배워보자는 생각이었다."
 

김효준, 강재우 씨가 판각 작품에 마지막 채색 작업을 하고 있다.

고현판각체험관 위해 강좌 개설 요청
 한편으로는 고현면 권역단위거점개발사업 추진위원회에서 판각을 배워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 70억을 들여 건설 중인 고현판각체험관이 완성되고 전시와 교육 등 프로그램이 본격 운영될 때를 대비해 판각 전시,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강사 육성 과정을 배워야 했다. 그래서 대장경문화학교를 총괄하는 안준영 판각가에게 강좌 개설을 요청했다. 대장경문화학교는 현재 전주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11기까지 전국 300여 명의 각수가 배출됐다. 안준영 판각가는 지난 4월 자신이 관장을 맡고 있는 함양 이산책판박물관에서 전통판각강좌 1기 강좌를 개설해주었다. 남해, 함양, 진주, 통영 사람들이 수업을 들었다.
 수료식에 앞서 수강생들이 채색 등 판각작품 마무리 작업을 하는 동안 기자는 이산책판박물관의 책판이 보관된 수장고와 전시실을 둘러봤다. 수장고의 수많은 책판 가운데 남해에서 유배생활을 한 서포 김만중의 룗구운몽룘 책판이 눈에 띄어 반가웠다. 전시실은 판각 작품뿐만 아니라 제책 과정도 보여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산책판박물관 수장고에 서포 김만중의 「구운몽 」 책판이 보인다.

"남해에 대장경문화학교 유치하겠다"
 수료식을 마친 남해 일행들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김봉윤 부회장은 "세 사람 모두 중급과정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고, 김효준 사무국장은 "남해가 대장경판각성지로 밝혀진 이상 앞으로 남해에서 전문 각수가 2~3명은 나오게 하는 역할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강재우 씨는 "젊은 층이 교육을 받고 각수로 양성돼야 한다. 취미생활이 아니라 생활보장이 돼야 하므로 산업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고려대장경판각성지보존회와 고현면 권역단위개발사업 추진위원회는 대장경문화학교를 남해에 유치해 체험, 전시, 교육에 더해 목판인쇄소 기능을 하는 분사대장도감을 복원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각수 양성을 통해 고문서를 복원하고 대장경판을 보판(판을 보충)하는 일을 할 계획이다.
 김봉윤 부회장은 "해인사, 문화재청과 함께하는 공인된 보판작업을 대장경문화학교에서 하고 있다. 따라서 대장경문화학교가 남해로 이전하면 남해는 공식적인 분사대장도감 기능이 회복되는 것이다. 그러려면 대장경문화학교를 남해에 유치하면 일이 훨씬 빨라진다. 전문적 능력을 갖춘 분들이고 그분들도 그럴 의향이 있다. 결국 대장경을 판각지로 확정적으로 밝혀진 곳은 남해뿐이므로 이분들도 남해로 오는 게 역사적 당위성을 지닌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해에 대장경문화학교를 유치해 분사대장도감을 복원하고 이를 출판, 교육, 체험, 전시 등의 산업과 연결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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