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척직심(枉尺直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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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척직심(枉尺直尋)
  • 남해타임즈
  • 승인 2019.09.25 15:43
  • 호수 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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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기 창선고 교장의 옛말 좋은 말

枉 : 굽을 왕     尺 : 자 척     直 : 곧을 직     尋 : 찾을 심

한 자를 구부려 여덟 자를 편다는 말로, 작은 일을 참고 견디어 큰일을 해냄을 비유하는 말.

왕척직심은 맹자(孟子) 등문공(騰文公)하편에 나오는 말이다. 맹자의 제자 진대(陳代)가 스승에게 다음과 같은 의견을 내놓는다.
"스승님! 지금 스승님은 너무 옳은 것만 추구하고 계십니다. 옛말에 `한 자(尺)를 구부려(枉) 여덟 자(尋)를 편다면 마땅히 그리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스승님! 부디 세상을 탓하지 마시고 스승님의 조그만 절개(節介)를 구부려 세상을 구제하소서!" 이 말을 듣고 맹자는 진대의 제안을 단호히 거부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 자를 구부려 여덟 자를 편다고 하면 누구나 마땅히 그래야 할 것 같고, 또 그것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는 그것은 구차한 자기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세상을 단순히 이익의 관점에서 보기 시작하면 결국 수단이라는 명분 아래 못 할 일이 없게 된다는 것이다. 절개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세상에 아부(阿附)하는 것이 유연성(柔軟性)이라는 이름으로 그럴 듯하게 포장이 되고 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처럼, 우리 사회는 결과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풍조(風潮)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원칙 없이 세상과 영합하는 사람을 융통성 있는 사람으로, 우직하게 바른 길을 걸어가는 사람을 융통성 없는 고지식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과연 바르지 못한 과정을 거쳐서 나온 결과가 좋을 수 있겠는가. 가끔은 자신의 원칙을 버리고 세상의 상식에 맞추기도 하고, 또한 자기 생각이 아무리 옳다 하더라도 세상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때로는 자신의 생각을 구부려 세상의 추이에 맞추는 방법도 찾기도 한다.
그러나 맹자는 이렇듯 명분 없이 세상을 사는 것에 대하여 강하게 부정한다. 세상에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구부려서는 안 될 원칙과 정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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