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베이스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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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베이스캠프
  • 남해타임즈
  • 승인 2019.09.25 16:15
  • 호수 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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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나의 삶 6 │ 감충효 시인/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칼럼니스트

  당대의 거목들이 유배지 남해에서 혈서처럼 써내려간 작품들과 작가들이 살았던 그 시대에 어떤 고초를 당하며 어떤 정신세계를 열어갔는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사례들을 걸어 놓고 이 분야 룗나의 고향, 나의 삶룘이라는 주제가 어떤 끈에서 이어져 있는가를 살펴볼 차례다.
내 자신이 한국문단에 이름을 올린 시인이라는 인연 때문에 필자는 내고향유배객이 치열하게 써내려간 글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문학에 눈을 떠 습작기를 거쳐 등단하기 까지 그 분들의 이야기는 내 고향 마을 죽림 속에서 구전이나 금석문, 동네 문헌 등을 통해 모락모락 피워나고 있었기에 그것이 곧바로 나의 시적 감성을 키워주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 봉천사 묘정비의 비문은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문학적 관점에서 역사, 문화, 문학, 정치, 사회가 총 망라된 남해의 위대한 보물이요 당대의 거유가 써내려간 한 편의 서사시다. 그 비문을 간직한 큰 비석이 서있는 자리도 내 고향 마을이고 그 비석의 주인공이 유배되어 살면서 백성을 가르쳤던 곳도 나의 고향마을 죽산(竹山)이니 당연히룗나의 고향, 나의 삶룘의 베이스캠프는 이 곳이다.    
남해에서 문학작품을 남긴 유배객 중에서 문학작품에 있어서는 단연 서포 김만중이 어느 유배객보다 위상이 높으나 다양한 계층과 접촉하면서 습감재(習坎齋)라는 서당을 열어 지방민에게 충신효제(忠信孝悌)를 가르칠 정도로 인문학적 큰 족적을 남긴 이는 소재 이이명이다.
선생의 큰 사상과 가르침을 적은 봉천사 묘정비가 큰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난 2011년 12월 27일자로 봉강산 자락에서 남해유배문학관 야외공원에 옮겨졌다. 봉천사묘정비의 이전을 시작으로 매부(梅賦)의 연유문(緣由文)이 아닌 매부(梅賦)가 유배문학관에 소개되었다.
유배객들이 읍성 주변에 호롱불처럼 내걸었던 시문들은 필자를 읍성주변을 서성거리게 했다. 어릴 적 어른들이 동문 안, 동문 밖, 서문 안, 서문 밖, 남문 안, 남문 밖, 북문쪽에 위치한 봉양대, 생원골, 향교, 포교당 등에 심부름을 시키시던 일들을 회억해본다. 필자가 읍성 안 시장에 할머니를 잘 따라간 이유 중의 하나는 장터 국수를 맛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집안 식구들을 위해 선소나 은점에서 잡아온 수산물을 사오시곤 했는데 오고 가는 길이 다름 아닌 동문안과 동문 밖의 경계선이었다. 축대나 담장에 쓰인 크나큰 돌들에 의문을 가지고 할머니께 여쭤보면 읍성 성벽이라고 설명해주셨다.
초등학교 시절 하교 길 군청 뒤 서변리 친구 집에 놀러갈 때도 손끝으로 성벽을 훑으며 갔다. 8월 8일자 <남해시대>의 남해읍성이야기(1)에서 `남해읍 새 도시계획, 옛 읍성이 최대 변수다`라는 대서특필 신문기사와 1915년 읍 지적도와 2019년 읍 지적도를 보며 남해읍성의 동, 서, 남, 북문의 위치를 가늠해보고 내가 어릴 적 걸었던 길을 비교해본다.
전문가는 "군청, 남해초 부지 읍성 관련 유물 발굴 가능성 높다"고 했고 8월 15일자 발행 남해읍성이야기(2)에서는 `남해읍성, 자연발생 아닌 주민편의 위해 축조돼` 제하에 읍성의 존재를 부각시키며 선소항이 읍성 위치선정에 중요 역할을 했다는 내용과 남해읍성의 특징을 상세히 소개하였으며 8월 22일자 발행 남해읍성이야기(3)의 `과거와 현 모습 비교`에서 동서남문지 중 서문지가 잘 보존돼 있음을 사진자료를 통해 보도하였고 동 신문 9월 5일자 발행 남해읍성이야기(4)의 `남해읍성 서문지, 읍성 내 고고학적 가치 가장 높아`에서 2014년 서변리 서문지 일대의 상세한 성벽 모습과 함께 출토된 유물 16점을 소개하였다.
지방신문의 역할과 소임을 다하고 있음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남해읍 새 도시계획, 옛 읍성이 최대 변수다" 모든 남해군민은 물론 관계기관과 군청사추진위에서 깊이 새겨들어야 할 고향에서 달려오는 중대한 화두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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