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등과(少年登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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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등과(少年登科)
  • 남해타임즈
  • 승인 2019.10.14 15:55
  • 호수 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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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기 창선고 교장

少 : 젊을 소     年 : 해 년     登 : 오를 등     科 : 과목 과

소년으로서 과거에 급제함을 이르는 의미로, 너무 이른 성취로 학업을 폐하여 더 이상의 진취가 없게 됨을 경계한 말.

중국 송나라 때 유의경이 명사(名士)들의 일화를 모아 엮은 세설신어(世說新語)에 송나라 대학자 정이가 말한 삼금언(三禁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첫째 어려서 출세하는 것(少年登科一不幸 : 소년등과일불행), 둘째 부모 형제의 배경이 대단한 것(席父兄弟之勢 : 석부형제지세), 셋째 높은 재주와 뛰어난 문장력(有高才能文章 : 유고재능문장)이다. 그는 위 3가지를 인생의 큰 불행으로 꼽았다.
그런데 정이 선생이 큰 불행으로 손꼽은 이 세 가지가 오늘날에는 모두가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초년에 성공을 꿈으로 삼고, 낙하산을 쉽고 편리한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며, 걸출한 문장력을 출세의 방편으로 여기는 오늘날 사람들에겐 위 3가지가 그저 옛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너무 일찍 출세하게 되면 나태해지고 모두가 부러워하니 오만해져 더 이상 성공하기 어렵고, 종국(終局)에는 초년의 출세가 불행의 근원이 되는 일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기 때문에 생겨난 말인 것 같다.
빨리 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멀리 가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승자는 죽은 후에 비로소 결정된다고 한다. 조금 빠르다고 자만(自慢)하지 말고 조금 늦다고 불평해선 안 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삶속에서 부(富), 명예(名譽), 권력(權力)이 조로지위(朝露之危 : 위태로움이 아침 이슬과 같다)처럼 허망하게 사라지는 것임을 알면 조금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많이 배울수록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는 겸손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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