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젊은 음악인들이 들려준 새로운 `남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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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젊은 음악인들이 들려준 새로운 `남해소리`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10.24 17:35
  • 호수 6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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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창고프로젝트 `남해소리 신음` 공연 성황리에 마쳐

"다국적 음악가들의 남해소리 수집과 공연 계속될 것"

지난 12~13일 돌창고프로젝트의 `남해소리 신음` 공연에서 소리꾼 오영지 씨를 비롯한 음악가들이 관객들에게 멋진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돌창고프로젝트(공동대표 김영호·최승용) 주관 `남해소리 신음(新音)` 공연이 지난 12일과 13일 이틀간 시문 돌창고 맞은편 비료창고에서 열렸다.
 한국과 일본의 음악인 박연희(가야금), 오영지(판소리), 코타(드럼, 북), 타케(노래), 키미야(바이올린) 5명은 `장모타령`, `뱃노래`, `가래소리`, `남해찬가` 등의 노래를 연주했다. 공연장은 80여 석의 객석이 꽉 찼으며 한 곡 한 곡 연주가 진행될 때마다 관객들은 박수와 추임새로 호응했다.
 이 공연은 남해의 전통소리를 발굴·소개하려는 목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마을의 `소리꾼`을 찾아 소리를 채록하고 편곡하는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
 최승용 대표는 "남해에서 만난 소리들도 음악적으로 `남해만의 소리`라고 할 만한 것은 사실 많이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가사만큼은 남해 지역 생활이나 풍경, 시대 분위기가 담겨 있었다"며 "앞으로도 남해의 소리를 계속 수집해 `신(新)남해소리`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소리꾼 오영지 씨의 곡 설명과 노래 연주로 진행됐다. 첫 곡 `성주풀이`와 `흥타령`으로 시작해 사위가 장모에게 고마워하는 노래 `장모타령`, 어부들이 배를 타고 나가 부르는 `뱃노래`와 `가래소리` 등의 우리 민요가 연주됐다.
 이와 함께 일본 남단의 작은 섬 아오가시마의 숫자노래인 `이케노사와`, `다이코 타네(무의 씨앗)`, `토노사` 등 일본의 민요도 무대에 올렸다. 공연은 1946년 박노권 선생이 작곡하고 당시 남해 학생들이 즐겨 불렀던 `남해찬가`로 마무리됐다.
 연주자들은 이 노래를 남해의 과거와 함께 미래를 담고자 노래 후반부는 빠르고 신나는 리듬으로 편곡해 힘찬 연주를 들려줬다.
 연주된 노래 원곡은 모두 전통민요나 신민요였지만 가야금, 장구, 북 같은 우리 악기에 드럼, 바이올린, 기타 등을 결합한 새로운 해석과 편곡으로 젊은 음악가들의 현대적 감각과 열정이 느껴지는 무대였다.

 낡고 어두컴컴한 비료창고라는 생소한 공연 장소에서 듣는 다소 낯선 가락과 리듬의 연주였음에도 남녀노소가 어우러진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과 박수갈채가 쏟아지는 것을 보며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새롭고 감동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젊은 음악인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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