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잘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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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잘못일까
  • 남해타임즈
  • 승인 2019.11.08 17:13
  • 호수 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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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그는 사무실과 집을 지으면서 찾아오는 손님과 직원의 편의를 위해 주차장에 공을 들였다. 넓은 주차장은 직원과 손님들 주차에 충분했지만, 주차장 앞 불법주차로 인해 차량소통이 불편해지고 진출입이 원활하지 못했다.
어느 날 일을 보러 나가다 만난 불법주차 차량주인에게 남의 주차장 앞이고 불법이니 차량을 이동해 줄 것을 요구했다가 "여기가 당신 땅이냐"는 대답에 시비가 붙었다. 젊은이의 비아냥거리는 말투에 언성이 커졌고 근무 중인 직원들이 말렸지만 어린 친구의 말투에 흥분해 결국 고성이 오갔다. 서로 밀치며 말다툼 중에 경찰이 왔고 불법주차 차량주인은 여럿이 모여 폭행했다며 고소했다. 사건의 발단이 된 불법 주차와 비아냥거린 말투는 사라지고 밀치고 치켜든 손짓만 폭행으로 남아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모 고등학교 선생님은 한 학생이 교실 뒤에서 담배를 피우며 급우들을 괴롭히는 장면을 목격하고 훈육했는데 "선생이 공부만 가르치면 되지 친구사이의 일까지 간섭한다. 실력도 없는 선생이다"는 말에 흥분해 뺨을 때리고 말았다. 이 학생은 뺨 맞은 것을 부모에게 말했다. 흥분한 부모는 학교로 찾아와 그 교사를 폭력교사로 몰아붙이며 항의했다. 문제학생의 학교폭력과 담배 사건은 따져보지도 못하고 교장과 교감까지 빌면서 사건을 무마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려 윤리와 도덕을 강조했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려 규율과 법이 만들어졌다. 인구는 늘어나고 타인에게 지지 않으려는 개인 우선주의 심리는 윤리보다는 법의 의존도를 높여갔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나 때문에 누가 불편한가보다는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불편한가에만 집중하고 살아가는 듯하다.
우리들의 많은 다툼과 폭력 뒤엔 항상 기본이 무너진 몰지각한 행동이 있다. 따뜻한 이웃과 온기 있는 세상을 바란다면 법보다는 무너져가는 기본 도덕의 회복이 중요하다. 우선 조금 편하려고 남의 불편을 눈감는 우리의 행동들을 잡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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