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대장경 판각지는 남해 옛 사원 유적지로 추정
상태바
현존 대장경 판각지는 남해 옛 사원 유적지로 추정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11.21 14:56
  • 호수 67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태선 중앙승가대 교수, `분사남해대장도감의 고고조사 성과와 접근방법` 발표
선원사지·백련암지 등에 대한 고고학적 조사 필요
최태선 중앙승가대 교수.
최태선 중앙승가대 교수.

고려시대에는 호국적 염원을 불교에 의지하고자 2차례 대장경판이 조성된 바 있으며, 이중 재조대장경은 현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한 왕조에 두 차례 경판간행사업이 있었음에도 현재 보존된 재조대장경판의 보관처인 해인사 판전을 제외하고는 고고학적으로 대장경 판각 및 보관과 관련된 유적은 물론 대장경 관련 유구에 대해 제대로 된 구조나 현황, 유물이 규명된 사례가 없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재조대장경과 관련된 사원유적들은 총 5곳, 강화 대장경판당(추정 선원사), 분사남해대장도감(판각지, 임시보관처), 정안 사저(추정 백련사), 남해 전 선원사지(판각, 보관처), 합천 해인사(최종 봉안처)로 압축될 수 있다.
판각 장소는 재조대장경판 말미의 표기에 의거해 볼 때, 남해에 분사남해대장도감이 별도로 있었고 정안의 사저를 중심으로 하는 분사도감에서 판각이 진행되었다는 사료가 주목된다(룗고려사룘 권100, 열전 권제13, 정안조). 분사남해대장도감의 위치에 대해서는 1995년 고고학 지표조사를 시작으로 현재의 남해군내 사원유적을 중심으로 조사가 진행된 바 있다. 또한 남해 전 선원사지와 전 백련암지에 대해 2013~2015년에 정밀조사가 진행돼 유적의 성격이 일부 규명됐다.
전 선원사지는 지표조사 때 확인된 대규모 석축의 위용과 함께 5단의 석축상에 일반가옥 형태의 건물지가 확인되었다고 보고됐다. 사찰 불전의 위격이 아닌 일반가옥 위격의 막새를 사용한 건물구조로 보아 이곳을 개인 사택(별서형식)으로 이해하고 `정안의 사저를 정림사로 고쳤다`는 문헌에 맞춰 정안의 사저로 비정하고 있다.
전 백련암지에서는 암키와와 수키와 등면에 `은병 일구를 시납하는 데 참여한 시주질` 명부가 기록된 기와가 다수 수습됐다. 보고자는 은병을 시납했다는 내용과 주요 유물을 시납한 건물유적의 위격으로 대장경판 관련 유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론한다.
이 유적에 대한 고고학적 조사가 일찍부터 이뤄졌음에도 현존하는 합천 해인사판전(최종 봉안처)을 제외하고는 위치, 유적(사지)의 현상, 유적에서 판전 관련 유구의 색인과 해석, 의미 등을 헤아리기는 매우 어렵다. 또 남해분사도감관련 판각장소 유적의 선정과 관련해 경판 제작공간 설정은 여러 고고학적 속성을 고려해야 하는데 경판 제작을 현재의 공장 개념으로 한 공간에 모여서 작업을 수행했는지에 대한 사료나 근거를 찾아보기 힘들어 고고학적 추론은 어렵다.
남해의 경우, 판각성지는 남해의 12~13세기 유물들이 분포하는 유적 전체를 판각처로 보아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추론이 현재로서는 가능하다.

※ 이 기사는 분사남해대장도감과 관련한 내용을 중심으로 다뤘음을 밝혀둔다.
요약 정리 김수연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