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문제가 귀촌 장벽? 우린 함께 집짓고 농사짓고 재능도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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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문제가 귀촌 장벽? 우린 함께 집짓고 농사짓고 재능도 나눠요"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11.21 16:15
  • 호수 6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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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프라촌 이야기 1 │ 상주면 두모마을 팜프라촌 1기 입주민의 4개월

인구절벽, 지역소멸 문제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남해는 이 문제를 가장 크게 급속도로 겪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이를 위한 해결방안으로 많은 이들이 인구유입, 특히 청년인구의 유입과 이에 따른 일자리 정책을 꼽는다. 올 하반기 상주 두모마을에 들어와 청년마을을 실험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농사와 집을 짓고 마을을 만들고 그에 대한 매뉴얼을 제작하고 있다. 이들이 4개월간 어떻게 살아왔고 이를 지켜봐온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들의 계획은 무엇인지 2회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주>  

지난 8월에 입주해 청년마을을 실험하고 있는 팜프라촌 1기 입주민들. 〈사진제공 = 팜프라.〉
지난 8월에 입주해 청년마을을 실험하고 있는 팜프라촌 1기 입주민들. 〈사진제공 = 팜프라.〉

 남해 두모마을에 귀농귀촌 청년들이 모여 `판타지 촌라이프`를 실험하는 청년마을이 들어섰다. 남해두모 팜프라촌이다. 팜프라촌은 도시에서 촌으로 이주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찾고 싶은 청년들에게 필요한 기본 인프라(주거·기술·네트워크·매뉴얼 등)를 함께 디자인·제작해 나가는 공간이다. 팜프라 유지황 대표, 양애진 팀장이 주축이 되어 7월에 설명회를 갖고 모집한 입주 청년 8명이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두모마을 상주중학교 부설 보물섬바다학교(구 양아분교)에 둥지를 틀고 지내왔다.
 이 실험마을을 기획한 팜프라는 아동인권, 교육,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업 등에 각자의 관심을 갖고 국내는 물론 해외 14개국을 여행하며 생태공동체, 농장, 농업교육기관을 찾아다니던 4명의 청년이 시작했다. 유지황 대표와 그 친구들의 2년간의 농업여행기가 담긴 다큐영화 <파밍보이즈>는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팜프라는 농촌에 기반이 없는 청년농부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고자 DIY 집짓기 `코부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지금까지 총 5호의 코부기 집(이동식 목조주택), DIY 집짓기매뉴얼, 워크웨어 `폿`(작업복) 등 총 3가지 제품을 출시했다. 기획력과 실행력 모두 주목할 만하다.
 유지황 대표는 "20대 초반부터 농촌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농`자, `촌`자 붙은 트렌드를 계속 봐왔다. 산림청, 농촌경제연구원에 자문을 구하고 농자재 배달일을 하며 농자재상, 농약상 사장님들에게도 조언을 들었다. 또 국가 의제를 통해 흐름을 지켜봤다. 그 흐름을 팜프라스런 이미지로 푸니 힙해 보이고 주목받는 것 같다"고 말한다.

 1기 팜프라촌 입주민 8명은 공무원 출신도 있고 바리스타, 시민단체 활동가 등 그 이력이 다양하다. 귀농귀촌 준비부터 집짓기 기술 습득까지 팜프라촌 입주 이유도 다양하다. 이들은 공동 프로젝트로 농사, 조경, 코부기 집짓기, 축제 준비를 하고 개인적으로는 사진과 기록, 목공, 차와 커피 만들기, 비치코밍(바닷가 쓰레기를 모아 작품을 만드는 환경운동), 바래길 걷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공동 프로젝트와 개인 프로젝트가 어우러진 생활이다. 농사, 집짓기, 문화기획, 예술, 여행 콘텐츠 등 앞으로도 청년들이 다양한 관심과 재능을 가지고 올 것 같다. 농사는 많은 직업군 중의 하나일 뿐 개성 있고 다양성 있는 사람들이 모여 협력해야 마을이 지속가능하다. 각 개인들이 가진 재능과 기술과 정보를 네트워크를 통해 나눠야 한다."
 유 대표의 말처럼 입주민들은 각자의 재능을 나누고자 책 만들기, 가양주 만들기, 요가, 기초노동법 강의 등 지역민들과 함께 워크숍도 진행했다. 지난 10월에는 남해지역 청년들과 한데 어울려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21일 두모마을 주민들과 잔치를 벌인다. 아울러 남해 팜프라촌이 지내온 과정을 기억하고 전시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이 장소, 입주민의 역사와 이야기, 기증물품 등에 대한 아카이빙 작업을 하려고 한다. 일종의 생활전시다."
<팜프라촌과 두모마을 잔치 이야기는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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