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두모마을, 청년 늘어나니 마을이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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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두모마을, 청년 늘어나니 마을이 살아났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11.29 10:40
  • 호수 6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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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프라촌 이야기 2 │ 마을주민·팜프라촌민 어우러진 축제 현장을 가다
유지황 대표, "내년 팜프라촌 시즌2도 기대하세요"

인구절벽, 지역소멸 문제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남해는 이 문제를 가장 크게 급속도로 겪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이를 위한 해결방안으로 많은 이들이 인구유입, 특히 청년인구의 유입과 이에 따른 일자리 정책을 꼽는다. 올 하반기 상주 두모마을에 들어와 청년마을을 실험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농사와 집을 짓고 마을을 만들고 그에 대한 매뉴얼을 제작하고 있다. 이들이 4개월간 어떻게 살아왔고 이를 지켜봐온 마을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들의 계획은 무엇인지 2회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주>

지난 21일 열린 두모-팜프라 잔치에서 1기 팜프라 촌민들이 마을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두모-팜프라 잔치에서 1기 팜프라 촌민들이 마을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기자가 갔을 때는 이미 잔치의 시작을 알리는 풍물공연이 신명나게 펼쳐지고 있었다. 지난 21일, 마을주민, 팜프라촌민과 방문객 100여 명이 어우러져 두모마을 잔치 겸 팜프라촌 오픈파티가 열렸다.
 이곳 두모마을 보물섬 바다학교(옛 양아분교)에 팜프라 유지황 대표, 양애진 팀장과 오린지 씨 그리고 8명의 촌민이 입주해 1기 팜프라촌을 구성할 때만 해도 모두들 얼마나 갈까했다. "집과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짓다가 네 번을 쫓겨나봤기 때문에 여기서 시작할 때도 두려웠다"는 유지황 대표는 "이 공간이 너무 좋았다. 이번만큼은 잘해보려고 마음먹었다. 청년들이 촌마을에서 자급자족 기반을 만들어 마을과 도시, 청년과 주민의 중간역할을 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마을축제로 어우러지다
 105일 동안 촌라이프를 실험해온 청년들은 주민들과 마을잔치를 열었다. 주민과 팜프라촌민 등 24명으로 구성된 마을 농악팀은 절로 어깨춤을 추게 했다. 팜프라 촌민 11명은 105일을 두모마을에서 보낸 소감을 말하며 환대해준 주민들에게 감사인사를 보냈다. 손대한 두모마을 이장은 "폐교였던 이 학교가 팜프라 친구들이 와서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젊은 친구들이 마을에 오고가니 좋았다. 특히 팜프라 청년들과 함께한 `6시 내고향`이 방영되고 마을 홍보효과가 크다. 귀촌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여러 통씩 온다"고 말했다.

두모마을 주민과 팜프라 촌민들로 이뤄진 두모농악대. 열흘간 함께 연습하며 우의를 다졌다고.
두모마을 주민과 팜프라 촌민들로 이뤄진 두모농악대. 열흘간 함께 연습하며 우의를 다졌다고.

 강미라 두모체험마을 사무국장도 "항상 인사성 밝은 친구들이 우리 옆에 있어 즐겁다. 어른들도 많이 좋아해주셔서 이 친구들이 동네 한 바퀴 돌면 손에 채소 등 먹을 게 가득해진다. 마을청소, 동제 때도 함께 하고 음식도 나눠먹으니 마을에 새로운 활력이 생겼다"고 기뻐하며 "내년에 팜프라 청년들과 함께할 사업도 생각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팜프라 촌민들이 준비한 수육과 떡, 전, 잔치국수로 점심식사를 한 주민들은 두모마을 노래자랑, 상주중학교 사물놀이 동아리 `사물함`의 공연, 팜프라촌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우찌왔니 영상제`, 팜프라촌민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천하제일 목수대회`와 `나무꾼의 감`, 촌민들의 재능기부 마당 `비치코밍 워크숍`과 `업사이클링 목공 워크숍` 등을 즐겼다.

팜프라 청년들이 자기소개를 할 때마다 웃음과 환대어린 박수를 보내는 두모 주민들.
팜프라 청년들이 자기소개를 할 때마다 웃음과 환대어린 박수를 보내는 두모 주민들.

토크콘서트로 진솔함 나눠
 특히 오후가 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40여명의 청년이 합류해 잔치는 더 활기를 띠었다. 청년들은 팜프라 멤버들이 이곳에서 지은 코부기 4~5호, 텃밭과 팜프라촌 곳곳을 돌며 설명을 듣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며 큰 관심을 표했다. 토크콘서트에서는 촌민들과의 진솔한 대화가 이어졌다.
 한 청년은 "105일의 시간이 앞으로의 삶에 도움이 되고 인생의 변곡점이 되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 팜프라촌에 함께 입주한 이준민·권진영 부부는 최근 두모마을 귀농인의 집에 지원해 입주가 확정됐다. 이들은 팜프라촌에서 실험한 촌살이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볼 생각이다. 이 부부는 "자연의 순리대로 살 거다. 팜프라촌에서 제대로 못해본 것들 하나씩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지황 대표는 내년 계획에 대해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팜프라촌 시즌 2를 진행하고 코부기 워크숍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엔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과 문어, 멸치 등 마을에서 나는 어패류 등을 영상미디어를 통해 판매할 계획이며 마을과 우리 수익을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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