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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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쳐야 찬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19.11.29 17:37
  • 호수 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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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요즘 한 시절을 풍미했던 대한민국 대표 체육인을 모아 전국 조기축구회를 상대로 축구게임을 벌이는 예능프로가 인기다. 마라톤 영웅 이봉주, 농구의 허 재, 씨름의 이만기, 테니스 이형택, 체조의 여홍철 등 출연진들은 각자 의 종목에서 한 획을 그은 체육인이다. 그런 그들이 지금은 이 시대의 아저씨의 모습으로 상대방의 개인기와 조직력에 허둥대며 헛발질과 우왕좌왕 밀리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나온다.
평생을 운동만 했고 은퇴 후 대부분 지도자의 길을 걷는 그들이 `종목이 바꿨다고 이렇게 못 할 수 있나`하고 의구심이 들다가도 이내 `안 해 본 운동이니 당연하다`고 이해를 하다가도 세계적 마라토너가 경기 중 힘들어하는 모습에는 안타까운 마음이든다.
라켓으로 네트 건너 병도 맞히는 테니스 선수가 축구경기에서는 패스조차 어려워하고, 누구보다 빨리 두 시간 이상을 달리는 마라톤 선수조차 순간적으로 속도를 내었다 줄였다 하니 호흡이 엉켜 힘들어한다. 오히려 상대편으로 나오는 일반인들은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도 않았고 선수 출신도 아니지만, 축구를 좋아하는 열정과 노력으로 오랜 시간 훈련하며 즐겼기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뭉쳐야 찬다`처럼 각 분야에서의 실력자들이 자기 종목이 아닌 곳에서 일반인보다 못한 행동을 하는 일이 많다는 생각은 기우일까?
법을 전공해 법조인으로 명망을 높이다 정치를 하거나 사회의 부조리를 바로 잡고자 노력하던 언론인과 사회운동가 또는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선출직 공무원이 된 모든 사회층 인사 중 많은 이가 텔레비전 속 그들처럼 우왕좌왕 헛발질하며 국민을 좌절케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사회지도자나 정치인은 법을 잘 알기 전에 국민의 정서를 이해하며, 많이 배운 머리보다는 따뜻한 가슴이 있어 남을 바꾸려하기보다는 스스로 선두에서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갖춘 이가 아닐까? 이런 생각이 자주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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