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학원 교사들, 학교밖청소년의 길잡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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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학원 교사들, 학교밖청소년의 길잡이 되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19.12.12 11:26
  • 호수 6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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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원장, 김주미·황현석 교사
무료수업·진로상담 재능기부 펼쳐
남해읍 소재 등대학원이 학교밖청소년들을 위해 무료로 수업해 매년 학교밖청소년들이 검정고시를 합격하는 데 큰 역할을 주고 있다. 사진은 유수정(가운데) 원장과 김주미(오른쪽)·황현석(왼쪽) 교사의 모습이다.
남해읍 소재 등대학원이 학교밖청소년들을 위해 무료로 수업해 매년 학교밖청소년들이 검정고시를 합격하는 데 큰 역할을 주고 있다. 사진은 유수정(가운데) 원장과 김주미(오른쪽)·황현석(왼쪽) 교사의 모습이다.

올해 남해군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이 운영하는 검정고시 대비반 청소년 6명이 6월에 열렸던 검정고시에서 전원합격이라는 낭보가 전해졌다. 올해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도 검정고시에 응시한 청소년들은 `전원합격`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이러한 성과를 올리기까지는 등대학원(남해읍 남해대로 2847 삼광빌딩)의 교사들의 뒷바라지가 큰 힘이 됐다. 이들은 학교밖청소년들을 위해 무료로 수업을 제공하고, 진로상담을 하는 등 재능기부를 실천해오고 있다. 남해군 학교밖청소년들의 빛이 되는 등대를 만나봤다. <편집자 주>

 

그들은 왜 학교밖청소년을 가르치게 됐을까
 학원 교사들은 보통, 학교밖청소년을 만날 기회가 적은 입장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유수정(영어) 원장과 김주미(사회탐구)·황현석(국어) 교사에게 있어 학교밖청소년 지도는 작지만 새로운 도전이었다. 지난해 초, 남해군청소년지원센터로부터 연락받은 등대학원은 김주미 교사를 시작으로 유수정 원장이 학교밖청소년들을 가르치기로 결심했다. 이후 올해에 들어 황현석 교사가 합류했다.


 세 명의 교사는 학교밖청소년을 가르치게 된 이유에 대해 입을 모아 "특별한 이유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고, 좋은 일을 할 수 있어서 흔쾌히 수락했다. 학교교육에서 멀어져 있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학생 몇 명이든 교육자라는 자부심으로 가르치기에 나섰다"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학원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유수정 원장은 "만약, 등대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검정고시에서 떨어지면 학원 이미지가 손상될까봐 약간의 걱정은 했다"며 "하지만 아이들의 적극적인 모습에 더욱 신이 나서 열심히 가르쳤다"고 말했다.


 김주미 교사는 "아이들을 만나기 전에는 방황하는 아이들이 많지는 않을까 걱정했다"며 "막상 만나보니 순수하고 꿈이 있는 아이들이었다"고 말했다.


 황현석 교사는 "우선,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한 공통소재를 찾았다. 다행히 만화나 웹툰, 음악 등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며 첫 만남을 회상했다.

 
학교밖청소년 오해와 편견
 황현석 교사는 "학생들이 학교를 그만둘 때 단순히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그만한 이유와 용기가 있다"며 "남해에서는 자기 꿈이나 욕구를 표현하는 것에 민망해하는 학생들이 많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학교밖청소년은 자신의 꿈을 명확히 표현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아이들이 더 많다"고 확신했다.
 기억에 남는 일화를 묻자, 김주미 교사는 "한 자매를 가르친 적이 있었는데, 그 아이들이 수공예로 만든 액세서리를 선물로 받은 적이 있다"며 "지금도 잘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능기부는 계속 된다
 20대 중반의 나이로 선생님이자 언니, 오빠, 누나, 형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등대학원 교사들. 이들이 남해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황현석 교사는 "저도 그랬지만 아이들은 공부라는 두 글자를 거창하게 생각한다. 공부는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한 과정 중 하나"라며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상태에서는 공부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부가 마냥 즐거운 활동은 아니지만 즐겁게 만드는 것과 하고 싶은 일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우리의 역할일 것"이라며 "그것이 학생이냐, 학교밖청소년이냐는 중요치 않다"고 강조했다.


 유수정 원장은 "우리가 공교육기관에서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육자로서 책임감은 똑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아이들에게 공부로 좌절감을 느끼는 일은 일어나지 않게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셋 중 가장 오래 재능기부를 한 김주미 교사는 "그동안 재능기부를 하면서 불만이 있는 선생님은 한 명도 없었다.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지면 계속 하고 싶다"며 의사를 밝혔고, 유수정 원장과 황현석 교사는 긍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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