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빵에 사랑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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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빵에 사랑을 더했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12.26 11:03
  • 호수 6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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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읍 `행복베이커리` 김쌍식 씨
빵나눔 실천하며 이웃에 행복 전해

 당신은 지금 행복하십니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선뜻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바쁜 일상을 살다보면 생활 속에서 행복을 논하는 건 한가한 일이거나 사치처럼 여겨지곤 하니까. 하지만 이 사람을 보면 행복이 그리 거창한 게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된다. 빵으로 행복을 찾는 천생 `빵쟁이` 김쌍식(47·심천) 씨다. 김쌍식 씨는 지난 10월 남해읍에서 빵집 `행복베이커리`를 열고 날마다 행복하게 빵을 만들고 있다. 이름부터가 어쩐지 이 집에서 빵을 사면 행복해질 것 같다.

 김쌍식 씨가 빵과 인연을 맺은 건 오래됐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읍에서 빵집을 해온 외삼촌을 도우며 제빵의 기본기를 배웠다. "우연한 기회에 일을 도와드렸는데 너무 재밌고 내 적성을 발견한 것 같았다"는 김쌍식 씨. 이후 제빵기술을 제대로 배워 남해에서만 19년동안 빵을 만들고 빵집을 운영했다.


 근 30년간 빵을 만들며 그는 자기만의 빵 만드는 비법과 행복한 삶의 노하우를 익혔다. 일단 호밀과 통밀을 기본으로 하고 이스트를 적게 쓰는 대신 막걸리 발효종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발효가 늦고 작업시간도 길어지지만 건강에 좋다는 걸 알기에 그가 고수하는 신념이다.

 "빵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거죠. 밀가루보다 속이 편하고 소화가 잘 돼요. 그리고 첨가물을 전혀 안 씁니다. 사람들 말이 제가 만든 빵을 무심코 방바닥에 던져놨는데 3일 지나니 곰팡이가 피더라고 오히려 칭찬하더군요. 그분들이 모두 단골이 됐어요."


 비용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인데 굳이 그렇게 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물론 호밀과 통밀은 밀가루보다 비싸죠. 하지만 저는 사장보다는 빵쟁이에요. 기술자 안 쓰고 내가 직접 만들면 더 좋은 재료를 쓸 수 있고 이웃과 나눠먹으니 더 좋아요."


 그는 오래 전부터 남해에서 빵나눔 활동도 하고 있다. 동네 경로당, 자혜원, 소망의집, 사랑의집, 장애인복지센터에 자신이 만든 빵을 열심히 후원한다. 1일 기본매출 물량은 이미 알고 있지만 그보다 좀더 많이 굽는다. 그래서 할인판매도 하고 1주일에 한번 빵나눔도 한다.


 "빵나눔을 안 하면 내 마음이 안 편해요. 우리 집 빵을 먹는 분들과 같이 어울려 행복하고 싶어요. 아는 분들 오면 커피나 유자차 한잔 대접해요. 그래서 작게 테이블도 놓았죠." 행복베이커리라는 이름도 그렇게 해서 지었나 보다.


 그의 빵집에는 47종의 빵이 매일 구워져 나온다. 김쌍식 씨가 추천하는 행복베이커리 대표 제품은 오징어먹물 크림치즈 빵과 감자베이컨 빵이다. "천연 오징어먹물을 사용해 구워요. 먹물은 비싸긴 하지만 피부미용에도 좋고 간 회복에도 좋다네요. 호텔 직원들도 맛있다고 해요."


 그는 한 달에 두 가지 정도 새롭게 메뉴개발을 한다. "음식은 몇 가지 정해 그것만 만들지만 빵은 수천수만 가지를 만들 수 있어요. 그렇게 바꿀 수 있는 게 재미죠." 30년 경력의 빵 장인다운 음식철학이다.


 김쌍식 씨는 11월부터 남해초등학교에 빵을 후원하고 있다. 몇 달 전 남해초 축구부 버스를 구입할 때도 빵으로 후원한 적이 있다. 그는 이래저래 의미있는 일을 찾아 하는 선량한 우리 이웃이다.


 빵 만들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진정한 `빵쟁이` 김쌍식 씨는 "배운 게 이것밖에 없는데 앞으로도 체력이 될 때까지는 해야 하지 않겠어요? 남해에서 이렇게 사는 것도 행복합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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