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의집 "봉성마을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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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의집 "봉성마을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반대"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0.01.09 13:39
  • 호수 6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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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인들 생활권 침해, 운동권 보장 못 받아
"폐기물처리시설 관련 어떤 소식도 듣지 못해"
남해소망의집 주민자치위원회가 남해군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관련 대책회의를 지난 6일 남해소망의집에서 열었다.
남해소망의집 주민자치위원회가 남해군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관련 대책회의를 지난 6일 남해소망의집에서 열었다.

 남해읍 평현리 봉성마을 소재 남해소망의집이 남해군 폐기물 처리시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남해소망의집 거주인들로 구성된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최경호 이하 주민자치위)는 지난 6일 `남해군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이와 같은 의견을 밝혔다.


 최경호 위원장은 "남해군 폐기물처리시설입지선정위원회가 남해읍 봉성마을과 외금마을 사이에 후보지로 두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화가 났다"며 회의를 소집한 이유를 설명했다.


 주민자치위 위원들도 "남해군에서 추진하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와 관련해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했다. 신문을 보고 이 소식을 알게 돼 너무 황당하다. 행정이든 마을이든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 알려준 사람이 없다"며 소외감을 나타냈다.


 이어 "봉성마을 18가구 주민들에게는 주민설명회를 열었다고 들었다"며 "우리 시설에는 거주인 30명과 직원 22명을 포함해 총 52명이 생활하는 곳인데, 어째서 주민설명회나 공문 하나 접할 수가 없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가 장애인이라 무시당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유감을 표했다.


 위원들도 "폐기물처리시설 후보지에 해당하는 군민의 일원으로서 의견을 묻지도 않았고 표출할 기회가 없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생활권 침해하는 악취·소음·먼지
 주민자치위원회에 따르면, 기존 소망의집 근처에 있는 축사들로 인해 발생하는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발생하는 파리 떼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에 소망의집은 해충방제업체와   협약해 관리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실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원들은 폐기물처리시설이 들어선다면 파리와 벌레가 더욱 기승을 부려 창문은 아예 닫고 살아야할 것이라며 걱정을 하고 있다.


 또한 위원들은 "소망의집 앞 사거리는 4차선으로 도로가 넓어졌지만, 크기에 관계없이 자동차들이 교통신호를 잘 지키지 않고 과속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큰 트럭이 지날 때 발생하는 소음에, 소리에 예민한 거주인들은 종종 큰 소리를 지르며 고통을 표현하기도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폐기물처리시설을 공사하게 되면 봉성마을로 크고 작은 공사차량이 지날 것인데 소음에 따른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남해소망의집에서 봉성마을로 산책을 다니는 거주인들의 모습.
남해소망의집에서 봉성마을로 산책을 다니는 거주인들의 모습.

운동의 즐거움, 산책도 어려워

 거주인들에게 산책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휴식의 차원에서 천천히 걷는 일이 아닌 운동개념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시설을 벗어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즐거움이기 때문에 많은 거주인들이 늘 기다리는 시간이다. 이들이 다니는 산책로는 소망의집에서부터 봉성마을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약 2km에 가까운 거리다


 휠체어 없이 이동하기 힘든 정정자·최유리 씨는 "우리 같이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은 밖에 나가는 일이 정말 어렵다. 매일 나가는 것도 아니고 날씨가 좋을 때만 나갈 수 있는데 이마저도 못하게 되면 실망감은 물론, 운동도 거의 못할 것으로 예상돼 난감하다"고 말했다.


 봉성마을이 아닌 맞은편 마을인 평현마을로 산책로를 옮기는 것에 대해 묻자 거주인들은 "평현마을을 산책로로 잡기에는 앞서 설명했지만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부터 굉장히 위험하다. 경사도 급격한 곳이 많아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특히 산책하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주민자치위원회가 바라는 점
 주민자치위원회는 남해군이 폐기물처리시설을 다른 장소에 설치를 하든지, 아니면 현재 악취와 소음·먼지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마련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산책과 관련해서는 거주인들이 누리는 거의 유일의 운동권이니, 이를 보장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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