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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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3`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1.09 15:23
  • 호수 6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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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종 도 수필가
김 종 도
수필가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되었다. 그런데 어쩐지 다른 해와 다른 기분이 들고, 뭔가 잘될 것도 같고, "약간 기념비적인 한해가 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들어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가 엉뚱하게도 `38=83`이라는 수학에 있어서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 공식을 발견하게 되었다. 

 원래 등식(等式)이란 두 개 이상의 식을 같은 표[^]로 묶어서 그것의 값이 서로 같음을 표식하는 관계식이지만 앞에서 말한 38^83은 38≠83이어야 한다. 그러나 흔히 우리들은 1938년생이나 또 다른 출생자들은 앞의 숫자 19를 빼고 38년생, 40년생, 97년생 등으로 말하지만 서로 이해하고 나이를 유추하면서 교류한다. 

 나는 1938년생이니까 나이는 83세가 된다. 즉 38년생이 83세이니까 38년생^83세가 성립된다. 물론 수학적으로는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이다. 

 언젠가 <1938년생>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바 있다. 조선시대 말기에 태어나 세계2차대전, 8·15해방, 6·25전쟁, 3·15부정선거, 4·19민주혁명, 5·16쿠데타, 유신정권, 6·10민주항쟁, 5·18민주화 광주시민운동, 촛불시위, 초유의 대통령 탄핵사건 등 근·현대사의 산증인이면서 현재도 살아가고 있다. 또 언제까지 역사의 유물로 남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미지수다. 

 여든세 살, 참 많은 나이지만 당사자에게 물어보면 "모른다", "아니다" 등 약간 엉뚱한 대답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반론이 제기된다. 60, 70, 80, 90 등 숫자로 인생을 엮을 수 없지만 `늙음`이란 생리적 카테고리 속에 순응해야 할 인간이기에 오늘도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하는 살아 있는 현실 앞에 고개 숙인다. 

 살기가 참 어렵다. 공직자로서 40여 년의 시간을 보냈고, 또 다시 자유인으로 20여 년의 세월을 보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을 찾지 못하는 무능하기 짝이 없는 미래학자(?)이기에 나이 많다는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83세면 나이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옛날 같으면 ○○장(葬)을 몇 번이나 했을 나이인데 요즘은 100세시대란 미명(美名) 아래 그렇게 많은 것이 아닌 듯하지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매우 많은 편이다. 그렇기에 신문마다 게재되는 `오늘의 운세`에도 제외되며, 치열하게 가입을 권장하는 `보험` 상품에도 기피인물이 되었기에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그래도 2020년에는 공정과 긍정의 세월로 양분된 국민의식을 봉합하고 아주 평범한 합리적인 상식이 이 세상을 지배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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