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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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고물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1.0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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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좁은 국토와 적은 인구 열세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찬란한 문화와 언어를 가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인의 인식에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 정도로 인식되든 우리가 지금은 춤과 노래를 포함한 문화와 더불어 음식까지 인정받아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요리하면 중국이라 치켜세우지만, 다양성과 맛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나라에선 한두 가지 음식으로 식사를 하지만 우리는 보통 대여섯가지의 반찬을 두고 한 끼를 먹는다. 또한 다양한 장류와 계절별 재료로 각 지역에 따라 조리법이 발달해 더욱 다양한 맛을 느낀다. 

 특별한 날 또는 명절이면 주식으로 사용하는 쌀을 찌거나 빻아 떡을 만들어 먹곤 한다. 설날이면 쌀가루로 만든 가래떡으로 떡국을 먹으며, 추석이면 가족이 모여앉아 송편을 빚는다. 봄이 오면 쑥을 넣어 쑥떡을 만들어 먹고 가을엔 호박과 많은 곡물을 넣어 풍미를 더한다. 

 또 만든 떡에 곡물을 갈아 고물을 만들어 입혀 먹는데 콩고물이 대표적이다. 적당히 입혀 먹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고물의 고소함에 많이 입히다 보면 무슨 떡인지 먹어보기 전엔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고소함을 추가하는 대신 재료 본연의 맛은 못 느껴 주객이 전도되기도 해 많은 이들은 몇 종류의 떡을 제외하고는 고물을 입히지 않는 것을 선호하는 미식가도 많다. 

 떡의 종류만큼 많은 사회단체나 봉사단체의 행사에서도 취지와 목적보다 내빈소개나 축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 모임의 본 목적이 희석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게 된다. 많이 입힌 콩고물처럼 본래의 목적은 묻혀버리고 주최 측의 체면치레에 급급해 참석자를 당황하게 하거나 늘어지게 하는 일들은 필요한 만큼만 최소화해 피로도를 줄여야 한다. 다양한 표현으로 속내를 포장하면 상대에게 예의를 차릴 수 있다는 사고도 콩고물 묻히듯 조심히 양을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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