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박숙이 할머니를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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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박숙이 할머니를 기록하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0.02.13 10:43
  • 호수 6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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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경상대 석사논문 쓴 김정화 남해여성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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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고 박숙이 할머니 생애사 논문을 낸 김정화 씨.
이번에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고 박숙이 할머니 생애사 논문을 낸 김정화 씨.

박숙이 할머니를 석사학위논문 주제로 한 이유는 = 잘 알려진 분도 계시지만 이름도 없이 쓸쓸히 돌아가신 박숙이 할머니 같은 분들이 더 많다. 기록을 남기자는 게 가장 큰 목적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관련 연구논문 대부분은 여성학, 법학, 역사학 등의 논문이지 생애사 연구는 흔치 않다. 정대협 우리집 안영미 소장, 경기도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이 할머니들과 생활하며 생애사 연구를 했으나 여러 명의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모아 냈다. 실명의 단일 생애사는 이것이 처음이다. 

논문의 시작점은 = 박숙이 할머니와 남해여성회의 만남이다. 할머니가 다른 분과는 달리 90이 넘은 나이에 피해자 등록을 하게 된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창진 시민모임 이경희 대표가 남해여성회와 연결해줬다. 240명 `위안부`피해자 등록 할머니 가운데 236번째로 등록했다. 할머니 뒤에 네 분이 더 했다. 이것은 아직 밝히지 못한 분들이 더 계시다는 뜻이다. 현재 생존해 있는 할머니 19분의 평균나이가 92세다. 곧 할머니들이 한 분도 생존해 계시지 않는 포스트 할머니 시대가 올 것이다. 할머니 없이 할머니들의 역사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오겠구나 하는 절박감과 위기감이 논문을 쓰게 된 동기다. 
 

박숙이 할머니 묘소에 바친 논문과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기금마련 팸플릿.
박숙이 할머니 묘소에 바친 논문과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기금마련 팸플릿.

연구는 어떻게 진행했나 = 2013년 1월에 처음 만나 할머니와 같이 했던 세월이 4년 정도이고, 돌아가시고 기억행동이나 숙이나래문화제로서 기억하는 것 3년이다. 일종의 구술면접을 통한 질적 연구를 진행했다. 할머니 모시고 나들이, 생신잔치, 교육활동하면서 남긴 기록, 사진 등을 자료로 보관하고 있었다. 4년 동안 모실 때와 돌아가신 이후에 나온 자료들을 모아 정리했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여성회가 있어서이고 회원들이 마음을 내어주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논문은 90이 넘은 박숙이 할머니와 40~50대의 여성회 회원들의 자매애의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이 논문의 의도 혹은 의미는 =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 책을 내달라는 말씀을 자주 했다. 이제야 그 소원을 어느 정도 이뤄드린 셈이다. 박숙이 할머니의 생애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이 환기되길 바란다. 생존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사람들의 관심과 반응이 완전히 다르다. 남해에서 이 운동을 지속해 나가기에 역량이 많이 부족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이라는 목표를 이룰 때까지 노력할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이 4곳이다. 경기도 광주, 부산, 서울, 대구에 있다. 경남은 피해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지역의 피해 사례를 모아 역사관을 세울 것이다. 2019년 10월에 건립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도 단위 추진위와 통영, 거제, 남해, 진주, 사천, 창원, 산청 등 기림비가 있거나 행사를 하고 있는 지역 추진위가 있다. 부지를 도에서 받는다는 가정 하에 모으는 기금이 15억이다. 지방정부가 얼마나 열의를 가지고 접근하느냐도 중요한 문제다. 내년 8월 14일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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