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운산에 올라 금산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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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운산에 올라 금산에 올라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2.13 11:23
  • 호수 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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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 / 칼럼니스트

  약천 남구만은 한성부좌윤으로 있을 때 허적의 서자 허견 등의 횡포가 심하여 그를 탄핵 상소하다가 숙종 5년(1679년)남해로 유배 왔는데 이곳에서 짧은 기간에 남해의 특산물 유자를 찬탄한 영유시(詠柚詩) 20수 외에도 남해를 배경으로 몇 편의 시를 남겼으니 제영등망운산(題詠登望雲山), 제영등금산(題詠登錦山), 숙화방사 증문안 응삼이사(宿花芳寺 贈文眼 應森二師:화방사에 유숙하면서 문안과 응삼 두 스님에게 주다)가 그것이다.         

 지면관계상 룗남해군지룘 상권(2010년)에 수록된 제영등망운산 1수만 올려보며 당대 거목이 남해의 진산 망운산에 올랐던 시대로 돌아가 글의 주제인 룗나의 고향, 나의 삶룘에 대입시켜 보면서 오래 전에 우리 고향을 다녀갔던 그 분들께 시조 한 편씩을 지어 필자의 시조집에 넣었던 적이 있어 그 시를 말미에 소개해 보려고 한다.       
 
題詠登望雲山(제영등망운산)
 
(문라반석상쟁영)
넝쿨을 휘어잡고 바위를 기어올라 산정에 오르니

爲感玆産寓此名(위감자산우차명)
과연 망운이란 이름이 잘 붙여졌음을 알겠구나

莫是堯民懷聖意(막시요민회성의)
백성들이 성은을 입어 요민 못지않게 행복함을 보니

將非狄子戀親井(장비적자연친정)
이 천한 몸도 몹시 고향땅이 그리워지는구나

高飛白遠迷鄕井(고배백원미향정)
마음은 구름을 타고 고향 하늘을 맴도니

一朶紅遙隔錦城(일타홍요격금성)
금성의 일타홍이 그립구나

(갱유참명부점영)
끝없는 바다에는 섬 그림자 아롱진데

隨風何日向西征(수풍하일향서정)
이몸 언제나 그리운 고장으로 돌아가게 되려나.
 
 
망운산에 올라 금산에 올라
 
험한 세상 이전투구 인간됨이 부끄럽다
노론 소론 갈라져서 피터지게 싸우다가
패싸움 기묘사화에 피바다 된 조선 땅.
 
차라리 편안하이 금산에나 올라보자
찬된 선경 예서 보니 세상 욕정 씻겨가네
석굴에 음률 울리니 귀를 씻어 볼거나.
 
부귀 영화 버렸지만 부모 형제 어쩔거나
망운산 올라보니 고향 산을 본 듯하여
마음은 구름을 타고 그 곳 날아 가고싶소.

 - 필자의 제2시조집 룗남녘 바람 불거든룘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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