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이야기
상태바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이야기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2.20 15:08
  • 호수 68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보혜 │ 사서(화전도서관)
배움의 발견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배움의 발견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저 아래 국도를 지나가는 통학버스는 우리 집 근처에서는 머무르지 않고 쌩 달린다…"  교육을 거부한 아버지를 떠나 배우는 방법을 배워야 했던 86년생 여성 타라 웨스트오버의 자전적 이야기다.

 차분하지만 위트있는 언어, 담담한 문체, 읽다보면 과연 그 일을 겪은 사람이 적었을까 의문이 든다. 저자는 자신과 과거를 분리하고 응시하면서 담담하게 지난 이야기들을 써내려가는데 500페이지가 넘지만 쉽게 읽힌다. 빌 게이츠와 버락 오바마가 선택한 2018년∼2019년 전 세계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힌다. 

 출생신고조차 안 되었고, 병원시스템, 공교육의 손길이 전혀 닿지 못한 저자는 17세에 아버지 몰래 대입자격시험(ACT)을 치고, 홈스쿨링 전형으로 브리검영대학교에 진학한다. 신입생이 누구나 그러하지만 그녀는 배움이 없었으므로 겁을 먹었다. OMR에 마킹하는 법도, 프랑스가 유럽의 일부라는 사실도 몰랐고, 미술사 수업시간에 교수가 85페이지까지 공부해  오라고 할 때, 그림만 보고, 교과서를 읽어야 하는지조차 몰랐다. 하루 2, 3시간을 자며 배우는 법을 익히며 낙제 위기를 극복하고 학기가 끝날 무렵에는 한 과목을 제외하고 모두 A를 받는다. 기적과도 같은 그녀의 배움을 향한 길은 케임브리지와 하버드 대학교에 가서 공부하게 되고 박사학위까지 받는 데까지에 이른다.

박 보 혜사서(화전도서관)
박 보 혜
사서(화전도서관)

 

 "그때까지의 내 삶은 늘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서술돼 왔었다. 그들의 목소리는 강하고, 단호하고, 절대적이었다. 내 목소리가 그들의 목소리만큼 강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마침내 그녀는 배움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의지를 깨닫게 된다.

 하지만 삶은 그리 단순하지만 않다. 어린시절 그녀의 삶을 힘들게 했던 가족들의 잘못된 신념을 변화시키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그녀는 잠시 가족을 떠나기도 하지만 자신은 결코 가족을 부정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화해하고자 하나 계속 거부당한다. 지금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타라의 이야기는 성공스토리가 아니라 가족을 벗어나 독립하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가족이야기이다. 가족이 주는 상처는 깊고 고통스럽다. 부모가 자식에게 끼치는 영향이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바른 길이라고 하지만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자식이 선택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인생을 살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지.

 3월이면 학교가 새롭게 시작한다. 배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았으면 좋겠다. 이제 가족의 눈이 아닌 나의 눈으로 세상과 마주하고 자신의 역사를 써야 하는 학생이나, 자녀를 학교나 사회에 보내는 부모에게 이 책을 읽을 것을 추천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