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위한 개똥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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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위한 개똥철학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2.28 10:49
  • 호수 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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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해 찬 남해군선관위 선거주무관
정 해 찬
남해군선관위 선거주무관

 사람은 저마다 나름의 금언을 두고 살아간다. 자신이 처한 세상살이가 어렵고 혼란스러울수록 더욱 그러할 것이라 믿는다. 왜냐하면 개똥철학 소릴 듣더라도 자신이 지켜야 할 사고와 행동의 기준이 마련된 이는 그렇지 않은 이보다 혼란스러운 세상을 의연하게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또한 누가 세상의 흔한 금언 이것저것을 삼키며 살아가곤 한다.

 성인이 되고 인간관계가 넓어질수록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 어렵다. 호인인 줄 알다가 그렇지 않아 낭패를 보기도 하고, 무슨 이런 사람이 있나 싶다가도 다른 인간의 따뜻한 결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잦다. 그리해 누구의 말이었는지는 몰라도 `사람이 어떠하다 말하지 않고, 행동이 어떠하다 말해야 한다`는 말을 좋아한다.

 스스로 잘 실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끄러울 따름이지만 어쨌든 이 말은 상대를 인식하는 데 있어 선입견을 줄여주는 데 무척 효과적이다. 그리고 줄어든 선입견은 언제나 상대에 대한 보다 너른 이해의 공간을 열어주며, 평소 같으면 상대를 탓할만한 일에 대해서도 `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비로소 가능케 한다. 그 사람의 처지, 말과 행동의 맥락을 넓게 잡고 생각하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이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뿐만 아니라 정치와 정책을 바라보는 관점에 있어서도 유효하리라 생각한다. 사람의 생각은 살아온 경험과 현재의 처지에 따라 특정한 생각에 쉽게 기운다. `그 정책이 어떠하다 말하기보다는 `그는`, `그들은`, `그 세력`은 어떠하다`는 식의 말하기에 익숙해진다. 그러나 이러한 언어적 습관은 `이해`에 앞서 `인식`을 스스로에게 강요하게 되고, `이해`와 `인식`의 도치된 구조는 결국 편견으로, 끝내는 스스로를 좁은 사고의 틀로 가두는 지름길이 된다.

 유감스럽지만 최근 TV나 신문 매체 속의 정치 코너를 보면 이와 같은 경우를 자주 본다. 사안에 대한 진중한 이해보다는 경박한 저마다의 입장 세우기가 우세하고, 그러다보니 사안에 대한 깊은 이해는 뒷전이 되며 정치의 언어는 매양 상대방에 대한 비하와 조롱, 폭언과 망언 사이를 오간다. 그런 연유로 정치는 곧잘 혐오의 대상이 되며 종국에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최고의 처신이 되는 사회적 불행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나는 정치 혐오에 빠져 혼란스러울 이들을 위해 선거에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개똥철학을 이 지면을 빌려 말하고자 한다.

 `정당이 어떠하다 말하지 않고, 정책이 어떠하다 말해야 한다`, `인물이 어떠하다 말하지 않고, 정책이 어떠하다 말해야 한다`, `이념이 어떠하다 말하지 않고, 정책이 어떠하다 말해야 한다.`

 물론 `정당`, `인물`, `이념` 어느 것 하나 정책과 무관하지 않지만 무엇을 우선 생각하고 무엇을 다음에 생각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만큼이라도 입장이 바로 선다면 좀 더 의연히 선거를 맞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좋은 정치란 항상 좋은 정책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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