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천면 문항마을 거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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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천면 문항마을 거미 이야기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3.13 15:24
  • 호수 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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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섬 마실이바구 1
제보자 : 이남숙(남·73)제보장소: 남해군 설천면 문항마을 제보자의 집제보일시 : 2019. 8. 23조사자 : 정경희, 최지현
제보자 : 이남숙(남·73)
제보장소: 남해군 설천면
문항마을 제보자의 집
제보일시 : 2019. 8. 23
조사자 : 정경희, 최지현

 구연상황과 이야기 내력 | 어렸을 적에 어른들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면 해 달라고 청하자 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예전에 학교에 근무할 때는 종종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는데 이제는 퇴직한 지 오래되어 이야기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 이야기도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 것은 분명한데 누구에게 들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조사자 일행이 쉬는 시간에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준다고 생각하시라며 재차 청하자 이내 이야기를 해 주었다. 처음 사양하였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었다.

 줄거리 | 독립운동을 하던 청년이 일본 순사에게 쫓기다가 커다란 구멍이 난 고목 속에 몸을 숨겼다. 뒤를 쫓아온 순사가 청년이 숨은 고목을 수색하려는 찰나, 어디선가 나타난 거미가 구멍 입구에 거미줄을 치기 시작했다. 거미줄이 쳐져 있는 것으로 보아 사람이 들어간 흔적이 없다고 여긴 순사는 다른 방향을 수색하려고 떠났고. 청년은 다행스레 목숨을 건졌다.
 
 예. 여기는 문항입니다. 옛날에, 옛날이 아니고, 일제시대에, 어… 우리… 아주 그 나라를 사랑하는 어떤 청년이, 독립운동을 한다고 열심히 하는데, 독립운동을 보면… 몰래 하는 거 아닙니까. 왜놈한테 들키면 막 혼나고 큰일나거든. 그래 인자, 독립운동을 하다가 어느 날 왜놈한테 고마 발각이 돼버렸어요. 들킸어요. 들키삔 거라. 고마. 그래서 아침에, 아침에, 고마 들킸는데, 도망을 쳐야 되는데, 그 산길로 도망을 치는데 숨을 데가 없어요. 오데 숲속에 들어가면 되는데 그것도 잘 안되고 그래서, 그, 가 도망치다 보니까, 큰 고목나무가 하나 있어요. 고목나무로 보니까, 구멍이뒤에 뻥 뚫버 있는 기라. 그래서 그 구멍 속으로 게우 몸을 그 숨카 갖고, 움츠려가지고, 들어갔어요. 

 그래 딱 쪼그리고 앉아서 조용히 가만히 있는데, 왜놈들이 발자국 소리가 따닥따닥따닥따닥 나면서, "마 여 없다, 저쪽에서 찾아보라!" 
 "어디로 갔일꼬?" 
 "여기 나무가 하나 있는데 나무 위로 올라갔는갑다!"
 그러면서 막 나무를 보고 하는데, 근데 그때 그 나무에 구멍이 있는 걸 알았습니다.

 "아, 이놈이 요기 있을지도 모른다!"
 이래 가지고 그걸 살피보는데, 그 때 거미가 한 마리 나와 갖고, 그 전에 거미가 하나 나와 갖고, 거기에 구멍을, 가에 거미줄을 싹 쳐버렸습니다. 아, 거미줄을 치는데 거 사람이 어떻게 들어갈 수 있습니까. 그러면 거미줄이 부서지니께. 그래서 인자 막 숨을 죽이고 있는데, 거미줄은 바깥에 쳐져 있고, 그래 왜놈 헌병이 막 이리 나무를 살피보는데, 그 저… 다른 놈, 왜놈이 딱 와서 말을 하는 깁니다.

 "야! 이 바보야! 거기에 왜 들어가냐. 거기에 들어가면은 거미줄이 다 끊어져 버린다이가. 그러니까 거미줄 그거는 그 때매 못 들어간다, 안 들어갔다. 다른 데 찾으러 가자."

 그래 가지고 왜놈들은 다 도망, 저 산으로 다 찾으러 가고, 이 독립운동가는 거기에 있다가 밤에 살… 나와 가지고 도망을 가서, 독립운동을 또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이, 독립운동가가 우리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독립운동 하니까, 거미도 이 독립운동가를 아주… 헵조를 해 줬지요. 하하, 예. 거미가, 독립운동가를 살린 것입니다. 에… 이거는 뭐냐면은, 하늘이 도운 것이죠. 그런 걸 뭐라 하느냐, `천우신조`라 카든가. 내 잘 모르겠다, 뭐 그럴 겁니다. 이상입니다.
 
 (이 이야기는 남해문화원이 펴낸 구전설화집 룗남해섬 마실이바구룘에서 발췌·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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