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함기구(三緘其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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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함기구(三緘其口)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3.16 14:07
  • 호수 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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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 : 석 삼 緘 : 봉할 함 其 : 그 기 口 : 입 구

그 입을 세 번이나 꿰맸다는 뜻으로, 입을 다물고 말을 삼가라는 말.
 
 삼함기구는 공자가어(孔子家語) 관주(觀周)편에 나오는 말로 `입을 다물고 말을 삼간다`는 뜻이다. 공자가 젊었을 때 주나라 시조이자 농경신인 천자의 `태묘`를 방문했는데 오른쪽 섬돌에 쇠로 만든 동상 인형이 있었다. 그런데 인형의 입이 종이로 세 번이나 봉인되어 있었다. 여기서 `세 번 입을 꿰매다`는 뜻의 `삼함`이라는 말이 나왔다. 군자는 말을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함구도 `세 번 입을 봉한다`는 뜻인 삼함기구(三緘其口)에서 비롯된 말이다. 

 최근에는 함구라는 말이 타인에 대해 다소 강압적인 의미로 쓰인다. `함구령`이라고 해 어떤 사실에 대해 단체적으로 입을 다물 것을 지시하는 어투로 널리 쓰인다. 하지만 원래 공자가 얘기했던 함구는 말하는 사람 스스로 매사에 말과 행동을 무겁고 신중하게 처신하라는 뜻이었다. 자기 절제를 더 강조했던 것이다. 입이 무거우면 행동거지도 무겁다는 군자의 도리를 얘기한 것이었다. 

 논어 위령공편에 다음의 구절이 나온다. "함께 말할 만한 사람인데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어버리고(可與言而 不與之言 失人), 함께 말할 만한 사람이 아닌데 말을 하면 말을 잃어버린다(不可與言而 與之言 失言).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잃지 않으며 또한 말도 잃지 않는다(知者 不失人 亦不失言)" 

 사람들 간의 분란은 사려 깊지 않게 뱉은 말에서 비롯된다. 감정의 기복에 따라 무절제하게 토해낸 칼날 같은 말에 사람들은 상처를 입고 신음한다. 코로나19의 어려운 난국에는 삼함기구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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