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 신동 이희상, 최초의 역사는 계속된다
상태바
트럼펫 신동 이희상, 최초의 역사는 계속된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0.03.30 11:54
  • 호수 68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6년 서울예고 입학에 이어
한국 최고 예술대학 한예종 입학
이제는 2020학년도 한국예술종합학교 신입생이 된 이희상 군이다.
이제는 2020학년도 한국예술종합학교 신입생이 된 이희상 군이다.
2017년 희상 군이 세계 최고의 트럼펫터로 불리는 가보르 타르코비(오른쪽) 베를린 픽하모닉 수석 연주자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모습.
2017년 희상 군이 세계 최고의 트럼펫터로 불리는 가보르 타르코비(오른쪽) 베를린 픽하모닉 수석 연주자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모습.

2015년 12월 본지 478호에 소개됐던 이희상(2000년생, 남해초·중 졸업) 군을 기억하는가? 이희상(아버지 이정우, 어머니 정행숙) 군은 당시 남해군 최초로 서울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해 화제를 낳았던 트럼펫 부는 소년이다. 트럼펫 신동이던 소년은 몇 해가 지난 지금 또 하나의 역사를 쓰고 있다. 희상 군은 남해군 최초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해 많은 이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본격 개강을 앞두고 잠깐 남해에서 연습 중이던 이희상 트럼펫터를 지난 20일 심포니음악학원에서 만날 수 있었다. <편집자 주>

색소폰을 불던 트럼펫 소년
 이희상 군은 초등학교 3학년 시절 친구 따라 호기심에 남해청소년오케스트라(KYDO)의 단원이 됐다. 희상 군이 처음으로 접한 악기는 트럼펫이 아닌 색소폰. 색소폰과 마주한 그는 "4개월을 넘게 연습해도 참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접한 악기가 트럼펫. 트럼펫은 불자마자 소리가 났고 음악에 흥미를 갖게 해준 악기가 됐다. 트럼펫과 함께한 희상 군은 자신이 가장 성장했던 때가 중학교 시절이라고 말한다. 그는 "연습에 중독된 것처럼 노력한 덕분에 결실을 잘 맺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어린 나이에 쉬지 않고 연습한 결과는 전국 예술고등학교 중 가장 권위 있는 서울예술고등학교 입학으로 이어졌다.
 
남해군 최초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입학
슬럼프 막바지에 얻어낸 산물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1991년 설립)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의 국립 4년제 각종학교로, 국가정책 차원에서 전문예술인을 양성하는 예술교육기관이다. 또 대한민국에서 국립 교육기관 중 유일하게 정규 학사학위 학력 인정 각종학교(정규 학교가 담당하기 어려운 특수한 분야를 교육하는 교육 기관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전국 예술대학 중 가장 높은 경쟁률과 최고의 실력자들이 모이는 곳이다.

 한예종 합격에 대해 희상 군의 감회는 남달랐다. 희상 군은 "한예종 합격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뭐라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기뻤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가 이렇게 표현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희상 군은 "중학생 때까지는 트럼펫이 너무 재밌고 실력이 느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욕심이나 더 어려운 곡을 소화하기 위해 무리했다. 그때는 어려운 곡을 소화할 수 있다는 성취감에 빠져있었다. 그런데 제 입술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했다. 그래서 정작 고등학교 1학년 때는 2달 동안 트럼펫을 못 불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입술이 회복될 시간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연습했기 때문에 고등학교 3년간 침체기를 겪었다는 뜻이다.

 그 결과, 입시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고 재수생의 신분을 택했다. 2019년 한 해에 대해 희상 군은 "외로웠다. 친구들도 만나지 않았다. 하루 8시간씩 연습만 했다"며 서울 봉천역 근처 자취방에서 홀로 입시준비를 하던 지난해의 생활을 회상했다. 

 입시를 마치며 슬럼프도 함께 끝인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희상 군은 "원하는 만큼 소리도 나오지 않고 연주할 때 심리적으로 온전치 않은 것 같아 아직 슬럼프를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많이 회복됐고 이제 슬럼프의 끝자락에 다다른 것 같다. 좀만 더 마음을 잡고 내면정리를 하면 벗어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트럼펫터 꿈꾸다

 남해를 찾은 희상 군은 먼저 자신을 음악의 길로 인도해준 정필원 지휘자를 찾아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는 "정필원, 서진수(진주시립교향악단 트럼펫 연주자) 선생님의 가르침과 배려가 없었으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희상 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학교 1학년때까지 가르쳐주신 한만욱(울산시립교향악단 트럼펫 수석 연주자) 선생님과 가보르 타르코비(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트럼펫 수석 연주자) 선생님처럼 트럼펫터로 성장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끝으로 "더 치열하고 힘든 세상이 제 앞에 있을 것이다. 이제 진짜 시작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제게는 좋은 선생님들이 있고 슬럼프도 미리 겪어봤기 때문에 충분히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훗날에는 남해를 대표하는 음악인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트럼펫터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