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고, 첫 온라인 개학 원격수업 순항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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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고, 첫 온라인 개학 원격수업 순항중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0.04.20 16:32
  • 호수 6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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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준비한 원격수업 효과 나타나
온라인 개학은 임시방편, 물리적인 문제도 있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 있어야 정상 수업 가능
남해고등학교로 살펴보는 온라인 개학 준비부터 현장까지

교육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9일부터 중·고등학교는 3학년을 시작으로 원격수업을 토대로 한 `온라인 개학`을 시행하겠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이에 지난 6일부터 각 초·중·고등학교는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원격수업(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수업, 과제 수행 중심수업)을 준비하는 데 분주한 날들을 보냈다. 이러한 가운데 남해고등학교에 취재협조를 구해 원격수업 준비와 실제 온라인 개학한 모습 등을 전달한다. <편집자 주>


 

지난 9일 권정우(윗줄 왼쪽에서 두 번째) 교사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지난 9일 권정우(윗줄 왼쪽에서 두 번째) 교사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개학 원격수업 준비
 남해고등학교(교장 서호윤)는 온라인 개학이 발표된 후 몇 차례 교내 부서별 회의를 마치고, 지난 6일 사회대회의실에서 원격수업 진행 계획에 대해 전체 교사와 협의회를 진행했다. 이날 강용환 화학 교사가 선보인 원격수업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화상수업도구를 사용한 학생들과의 실시간 면대면 수업이었다.

지난 9일 강용환 교사가 화학 교과서를 들고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모습.
지난 9일 강용환 교사가 화학 교과서를 들고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모습.

 강용환 교사는 준비한 교과서와 학습 자료를 화면 공유해 주요 학습 개념을 마우스로 설명했다. 학생들과의 실시간 질의응답은 채팅창을 활용했다. 교사는 학습한 내용을 복습할 수 있도록 과제를 제시하고 응답했다.
 수업 시연 후에는 원격수업 시간표 운영, 스마트기기 보유 현황 등 전반적인 온라인 개학 준비와 향후 예상되는 운영상의 문제점에 대해 간담회를 가졌다.
 서호윤 교장은 퇴임을 앞둔 원로교사부터 시연에 앞장서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는 모습에 "온라인 개학을 맞아 모든 교직원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처음 접하는 쌍방향 수업 형태로 수업 진행을 위해 화상수업도구를 익히느라 너무 수고가 많다"며 온라인 개학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권정우(3학년 부장) 교사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와는 별개로 지난해 11월부터 구글클래스를 활용한 △콘텐츠 활용 중심수업 △과제수행 중심수업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를 예상한 것은 아니지만 대도시에는 이미 온라인 매체를 이용한 수업들이 몇몇 학교에서는 진행되고 있고 남해고도 이를 벤치마킹해 선진적으로 준비해온 덕분에 비교적 쉽게 원격수업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해고에서는 스마트 기기가 없거나 인터넷 지원이 필요한 가정을 파악해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데스크탑과 노트북, 스마트패드 등 스마트 기기를 대여해 주기로 했다.
 특히 가정 내 인터넷이 설치되지 않은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 주민센터나 교육부 원클릭 신청 시스템 등으로, `교육정보화 교육비`를 신청해 인터넷 통신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잔여 기기는 조손가정, 한부모, 다문화 가정 학생, 다자녀 가구 등 학교장이 판단해 필요한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게 우선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6일 김성룡 교사가 한문 수업시간 시연 중 마우스로 익살스러운 한자의 유례를 그림으로 설명하며 쌍방향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지난 6일 김성룡 교사가 한문 수업시간 시연 중 마우스로 익살스러운 한자의 유례를 그림으로 설명하며 쌍방향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원격수업 형태
 원격수업의 형태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수업 △과제수행 중심수업을 기본으로 통합 가능하며, 교사는 교과목의 특성과 교육과정 재구성 방향에 따라 수업 방식을 선택해 실시하면 된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실시간 원격교육 플랫폼을 활용해 교사·학생간 화상 수업을 실시하며, 실시간 토론 및 소통 등 즉각적 피드백으로 진행된다.
 콘텐츠 활용 중심수업은 학생은 지정된 녹화강의 혹은 학습콘텐츠 시청하고 교사는 학습내용 확인 및 피드백으로 진행하는 강의형과 학습콘텐츠 시청 후 댓글 등 원격토론으로 진행하는 토론형이 있다.
 과제수행 중심수업은 교사가 온라인으로 교과별 성취기준에 따라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 내용을 맥락적으로 확인 가능한 과제 제시와 피드백으로 진행된다.
 
9일 첫 실시간 쌍방향 수업
 지난 9일 아침 9시, 본격적인 온라인 개학은 총 4개 반에서 화상회의기구를 통해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으로 진행됐다. 아침조회에서 출석을 부르는 것을 시작으로, 화상에서 얼굴이 보이지 않는 학생들은 일일이 호출하며 공지사항을 알리고 안부를 묻는 등 진귀한 풍경이 펼쳐졌다.
 이후 모든 수업은 아니지만 남해고에서는 대부분 수업을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을 준비하고 선호했기 때문에 이를 실시할 예정이다.
 
원격수업 실제로 해보니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을 모두 마친 9일 오후, 교사들은 신선한 교수법이라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물리적인 어려움도 토로했다.
 배병섭 교육과정부장은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의 경우, 화상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마이크를 켜놓으면 잡음이 심해 집중에 방해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의 얼굴을 캡처하거나 개인정보를 악용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면서 "집에서 수업을 들을 경우 가정사나 자신의 방이 노출되는 등 우려가 있어 학생들이 화상캠을 계속 켜놓지만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어 "캠을 강제할 수 있는 조항은 없어 최대한 학생들을 다독이고 독려해가며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정우 교사는 "내부 서버망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버에 접속했다가 연결이 끊기는 경우가 있다"면서 "또 얼굴화면에서 자료화면으로 전환할 때는 약간의 시차가 있고, 마우스로 글이나 그림을 그려야 하니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며 "모니터가 최소 2개는 있어야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강용환 교사는 "수업을 진행할 때는 마치 1인 방송을 진행하는 유튜버 혹은 스트리머, BJ등과 같은 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된 기분이 든다"며 "학생들의 반응이 없으면 계속해서 혼자서 말하는 수업이 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지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당장은 원격수업이 등교수업의 임시방편이기 때문에 온전한 교육시스템을 갖출 수는 없겠지만 온라인 개학으로 인한 장점으로는 학생들이 비교적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과 기본적인 학습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또한 시스템이 좀 더 발전하고 간결화되면 향후 등교개학과 온라인 개학이 병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미리 체험하고 시행착오를 통한 개선점을 제시할 수 있다.
 서 교장은 "지난해 11월 코로나19 전 구글클래스를 활용한 원격수업 도입에 의견이 분분했었지만 당시에 준비해놓은 덕분에 이번 온라인 개학을 잘 대비할 수 있게 됐다"며 "젊은 교사들이 선도해 원로교사와 화합이 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격수업으로 학습권에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극복해나가는 저력을 보여준 기회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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