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아이디어 있다면 한번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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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아이디어 있다면 한번 도전해보세요"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0.04.20 17:53
  • 호수 6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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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안윤미(32·읍 차산) 늘본가 대표

재단법인 남해마늘연구소(이사장 장충남)는 지난해 군 생산 특화자원을 활용한 제품개발 아이디어를 공모해 4건을 선정하고 제품개발 관련 연구지원, 2건의 특허출원, 관령 기업에의 기술이전 등을 진행했다. 그리고 시금치페스토, 시금치차, 시금치메밀차, 남해파래김자반볶음, 단호박분말, 단호박라떼 6종의 상품을 출시했다.
본지는 더 많은 이들이 남해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개발과 사업화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마늘연구소 특화자원 제품개발 지원사업에 참여해 상품을 출시한 이들의 인터뷰를 2회에 걸쳐 연재한다. 첫 번째 남해 파래김자반볶음을 출시한 엄성화 조은식품 대표에 이어 두 번째 순서로 읍에서 카페를 경영하며 시금치페스토를 개발한 늘본가 안윤미 대표를 소개한다.
마늘연구소 신정혜 총괄연구실장은 안윤미 대표에 대해 "젊은 남해사람들이 밖에서 공부하고 다시 들어와 하는 모습이 고무적이고 아이디어도 탄탄해 하동의 에코맘처럼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하며 "서양식 소스류인 페스토의 유통기한 문제와 색 보존 문제 등 연구할 거리가 많지만 도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고 시장성도 있다"고 말한다. <편집자 주>

제품 개발 및 출시를 축하한다. 이 공모사업에 어떻게 지원하게 됐나 = 스틱형 흑마늘진액을 개발해 판매하는 늘본가를 김민수 씨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김민수 씨가 농업기술센터의 설명회를 듣고 왔다. 전부터 페스토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던 터라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사업계획서를 쓰고 피피티(PPT) 발표도 하고 서류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이번에 개발한 시금치페스토를 소개해달라 = 남해산 마늘, 시금치, 참나물을 주재료로 만들었다. 국산 잣이 너무 비싸서 대신 미국산 캐슈넛을 볶아서 넣었다. 대부분의 페스토는 상온에서도 보관할 수 있는 열탕소독을 해야 안전하다. 그런 탓에 시금치 자체의 파란 빛이 안 나오고 카키색이 됐다. 다만 시제품이 나왔고 OEM(주문자 상표에 의한 생산)업체 진산푸드와 협업하는 우리의 첫 제품이라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페스토 개발과정은 어땠나 = 시제품 제작 자체가 메인인 지원사업이었다. 아이디어 개요와 레시피는 우리가 잡고 그것을 기반으로 연구소에서 여러 가지 조합을 많이 해봤다. 수제 레시피다 보니 공장에 들어가면 적합한지도 테스트해줬다. 판매가가 1만원을 넘지 않으려면 제조 단가가 3천원 미만이어야 해서 단가 잡는 레시피 테스트를 해줬고 기본 1천개 단위의 소량 제조 OEM공장도 추천해줬다. 이 제품이 나오기까지의 필요한 모든 과정과 기술이전을 연구소가 해줬다. 아이디어만 있는 사람들은 제품을 어떻게 만들지 막막한데 큰 지원을 받았다.
 
시판은 언제부터 하게 되나 = 이제 성분분석이 끝났다. 병당 나트륨 성분 분석표가 나왔고 대장균 등이 없는지 확인 테스트도 끝났다. 라벨지에 정보를 기입해야 한다. 라벨지 디자인 작업도 끝났다. 다음 주쯤에는 생산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남해군 농업기술센터 개설 온라인쇼핑몰에 납품할 계획이다. OEM 제품은 법적으로 대형 쇼핑몰에는 입점이 안 된다. 아직 낯선 포맷이어선지 진산푸드 사장님이 페스토를 맘에 들어 했다. 상품성 있고 특별하니까. 완성도 높은 제품개발에 힘써서 아난티남해나 마켓컬리(온라인 푸드마켓)에도 납품할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가 개발한 시금치 참나물 페스토는 포맷 자체가 이국적인 식품이다 보니 아난티남해에서도 통할 것 같다.
 
흑마늘진액에 이어 늘본가 두 번째 상품이다. 다른 상품도 기획하고 있나 = 우리의 최종 목표는 하동의 에코맘 같은 기업이다. 남해는 하동보다 훨씬 조건이 좋은데도 대표적인 상품이 없다. 산골맘 이유식은 사실 팔릴까 의심했는데 엄청 잘 팔린다. 에코맘은 이유식, 과자 등 아이 관련 모든 식품을 파는 회사로 발전했다. 우리도 국산 허브류와 마늘, 시금치, 고사리류로 다양한 페스토 라인을 만들려고 한다. 고사리·버섯 페스토 같은 건 이유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유자와 남해쌀로 과자도 만들 수 있다. 또 젊은 사람들, 트렌드를 추구하는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고급 식료품과 건강기능 식품들을 개발해 나갈 것이다. 남해의 원물들을 활용해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어떻게 식품업에 뛰어들게 됐나 = 대학에서 마케팅, 홍보, 광고 등을 공부했고 그 업계에서 일했다. 그 분야는 트렌드가 너무 빨리 변하고 계속 경쟁체제이다 보니 스트레스가 심했다. 고향으로 내려왔다. 만약 내 사업을 한다면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의식주 분야라고 생각했고, 나는 농산물에 관심이 많았다. 타임지에서 `미래는 종자를 가진 사람이 권력을 쥘 것이다`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먹거리 쪽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구상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아이디어 하나만 좋아도 제품에 따라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우리가 청년이어서인지 행정에서 좀더 잘 밀어주려는 것 같았다. 여성 CEO 인정을 받으면 군에서 최대 5천만원까지 지원해준다. 군 청년지원센터에서 우리에게 먼저 연락해서 케이스타트업이라든지 RIPC지역지식재산센터 같은 또다른 지원사업을 알려줬다. 상표, 상호, 비아이(브랜드 아이덴티티, 브랜드이미지 통합작업) 씨아이(기업이미지 통합작업) 마크 만들어주는 걸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고 중소기업을 지원해주는 센터다. 
 어렵게만 생각한 식품생산을 직접 경험하면서 심적인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이 사업을 몰랐더라면 시도조차 어려웠을 거다. 행정에서 연결해주는 것은 엄청 좋은 기회다. 굉장히 도움이 됐다. 사람들이 그런 걸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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