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도마초 "지자체 인구증대 중심은 작은 학교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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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도마초 "지자체 인구증대 중심은 작은 학교 살리기"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0.04.23 15:55
  • 호수 6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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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도마초, 학교 살리기 행보 가속화
서하초 벤치마킹, 마을과 학교 재건 청사진 제시
작은 학교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고현·도마초등학교와 고현면 관계자들이 지난 17일 함양 서하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작은 학교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고현·도마초등학교와 고현면 관계자들이 지난 17일 함양 서하초등학교를 방문했다.
방문단이 서하초에 입학한 한 가정을 방문해 학부모의 의견을 청취했다.
방문단이 서하초에 입학한 한 가정을 방문해 학부모의 의견을 청취했다.

 동 행 취 재 기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조건들은 무엇일까? 고현초등학교와 도마초등학교는 학교 통폐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앞선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선진지 견학을 실시했다.

 두 학교가 방문한 학교는 전국적으로 작은 학교 살리기로 유명한 함양군 서하초등학교. 
 지난 17일 고현·도마초 관계자들과 고현면 이일옥 면장, 박기엽 팀장 등이 서하초를 방문해 성공비결을 전수받고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운 점 등을 직접 들었다.
 
75가구나 신청한 아이토피아 교육
 서하초가 내세운 특색 교육인 `아이토피아`를 살펴보면, △학부모 주택 및 일자리 알선 △영어 특성화교육 △전교생 해외어학연수 및 장학금 수여 △지리산·덕유산 체험 △아토피 자연치유 등 농산촌 힐링프로그램 △명사특강 △작은 학교 살리기 종잣돈 마련(1억원) △LH주택공사 농촌유토피아 사업 추진 등이다.

 서하초에 따르면,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많은 내용으로는 주택 제공과 일자리 알선이었다. 함양군에서는 서하초를 비롯한 서하면에서 발굴한 빈집에 대해 빈집 리모델링 비용을 일부 지원했고, 입주 학부모는 비교적 적은 임대료와 관리비만 부담하는 방식이다. 또, 일자리가 필요한 학부모들에게는 직접 알선해주기까지 했기에 학부모들은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영어 특성화교육은 영어교과는 물론 방과후교실에서도 영어를 접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서하초에는 원어민 교사가 재직 하고 있어 보다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까지 골고루 영어 캠프, 영어뮤지컬, 영어독서 등 다양한 영어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특히 면 단위에는 학원이 없기 때문에 영어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이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전교생 해외어학연수와 장학금 수여 또한 큰 장점을 작용했다고 평가된다.

 한편, 서하초의 부활이 알려지자 LH주택공사에서는 올해 12월에 입주할 수 있도록 1~2층 규모의 연립주택 20채 정도를 서하면 일대에 건립할 계획을 밝혔다.

합심해 이룬 결과물
 서하초는 아이토피아 전국교육과정 설명회(2019년 12월 19일)가 있기 전 분교로 격하될 상황이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서하초 학생 10명(1·3학년 0명)과 서하초병설유치원생 6명으로 총 16명의 전교생만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명회를 마치고 총 75가구(7세 및 초등학생: 120명)에서 전입신청을 요청했고, 실제 학교 운영예산과 빈집 등을 고려해 7가정(전입인구 31명)만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지금은 초등학생 25명, 유치원생 4명으로 29명의 전교생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

 5년째 서하초에 재직 중인 서귀자 교장은 "지자체의 인구 증대는 학교와 교육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단순 학교의 존폐 위기를 넘어 지자체의 위기이기도 하다"며 "남해군에서는 이미 마을과 면, 의회, 지역민들이 합심해 먼 곳까지 오신 걸 보니 희망적"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많은 학부모와 상담을 해보니, 이곳에 오려는 학부모들은 도시생활에 지치고 경쟁 위주의 교육을 벗어나기 위함이 컸다"며 "그래서 주거지와 일자리, 특색 있는 교육과정만 담보되면 면 단위 학교들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현·도마초 "우리도 할 수 있다" 자신
 서하초의 사례를 접한 뒤 정영란 의원은 "실제 성공한 학교의 사례를 접해보니 막연한 걱정보다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남해군과 의회는 재정과 제도를 책임지고, 고현면은 마을 이장님의 협조를 받아 빈집을 확보하고, 학교와 교육지원청은 특색 있는 교육을 마련하고 모집 홍보를 책임지는 등 역할을 분담해 적극 추진하면 우리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두 학교는 남해군과 각 학교동창회, 유관기관과 면민들의 협조로 전교생 해외여행 실시, 5~6학년 어학연수 참가, 보물섬의 자연을 활용한 바다교육과정 운영, 나름의 꿈을 키우는 특성화 교육과정 활동, 전·입학생에 대한 파격적 장학금 지급, 빈집 리모델링 주택지원 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한 마을과 학교를 새롭게 재건하기 위한 종잣돈 마련을 위해 두 학교의 동창회와 함께 모교발전후원회를 조직하고 `종잣돈 기부 릴레이 운동`도 추진할 계획도 밝혔다. 정금도 도마초 교장과 백종필 고현초 교장은 "작은 학교 살리기는 단순하게 작은 학교의 폐교를 막자는 의미가 아니라, 초고령화 사회가 돼 소멸 위기의 남해를 교육을 바탕으로 젊은 인구를 영입함으로써 희망찬 남해를 새롭게 재건하는 운동"이라며 "남해군과 남해교육지원청, 동창회, 군민 모두가 마음과 힘을 보탤 때 그 의미와 효과가 한층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두 학교가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주인의 관심과 사랑으로 싱싱하게 자라는 텃밭의 채소처럼, 아이 한 명 한 명이 누구보다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행복한 꿈을 키우는 학교로 거듭나겠다"면서 "인구 유입을 견인하는 으뜸 교육과정, 최상 교육복지, 최고의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전개하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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