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四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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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四知)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4.23 16:46
  • 호수 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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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 : 넉 사 知 : 알 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네가 안다는 뜻으로 세상에는 비밀이 없다는 말.
 
 중국 후한시대 학문을 좋아하고 유학에 정통한 양진이라는 사람이 동래 태수로 부임하는 길에, 창읍 현령 왕밀을 만났다. 왕밀이 양진의 추천으로 벼슬을 시작했기에 그 은혜를 갚으려는 마음에 밤 중에 양진을 찾아와 황금 10근을 바쳤다. 

 양진이 "나는 그대를 알아보았는데, 그대는 어째서 나를 몰라보는가"라 묻자, 왕밀은 "어두운 밤이니 아무도 모릅니다"라 답했다. 이 말을 듣고 양진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당신이 알고, 내가 아는데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가?"라며 현령을 꾸짖어 보냈다고 한다.  후세 사람들은 천지(天知), 지지(地知), 아지(我知), 자지(子知)를 사지(四知)라 하여 공직자의 윤리지침으로 삼았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우리 속담도 세상에는 비밀이 없다는 뜻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관이 지켜야 할 지침서인 룗목민심서룘에서 공직자의 주인은 오직 백성이라는 사실을 천명하며 공직자의 윤리적 자세를 강조했다. 한밤중에 주고받는 뇌물이라도 아침이 되면 세상에 소문이 퍼지고 만다는 사실을 경고했다. 이는 누가 뇌물을 주면서 비밀로 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하겠는가? 비밀은 반드시 탄로나고 만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 옛날 양진이 말한 사지(四知)와 청렴(淸廉)이라는 두 글자에 귀 기울이기만 해도 우리 사회가 조금 더 깨끗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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