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유포마을 `심천지 할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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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유포마을 `심천지 할배` 이야기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4.24 10:25
  • 호수 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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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섬 마실이바구 7
제보자:유영자(여·79세)제보한 설화목록:〈심천지 할배〉제보장소:서면 유포마을회관제보일시:2019. 8. 30조사자:도선자,한관호
제보자:유영자(여·79세)
제보한 설화목록:〈심천지 할배〉
제보장소:서면 유포마을회관
제보일시:2019. 8. 30
조사자:도선자,한관호

구연상황과 이야기 내력
마을회관에서 설화 채록 중인데 이장이 얘기꺼리가 있냐며 전화를 해 별 소득이 없다고 하자 유영자를 모셔왔다. `심천지 할배` 외에도 `뒷산 장군바위` 애기를 해줬지만 설화와는 거리가 멀어 기록하지 않았다. 자칫 설화를 채록하지 못할 뻔했지만 곽상래 이장의 적극성과 입담이 좋은 유영자 덕분으로 마을공동체를 귀하게 여기는 실존 이야기를 채록했다.

줄거리
유포 출신이 아니지만 동네에 들어와 살던 함천지란 노인이 있었다. 그 노인이 돌아가시게 됐는데 자식이 없어 논 두마지기를 마을에 내놓고 제사를 지내달라고 부탁했다. 수십 년이 지났지만 유포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음력 3월 23일이면 산소 벌초도 하고 제사를 모시고 있다.

우리 아부지가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동네 할밴디(할아버지인데) 자(실제의 이름이 아닌 부명)인가, 자튼(아무튼) 함천지 할배라고 자로 지은 거 같애… 잔가 그거는 몰라도 함천지 할배라 쿠(하)는 노인이, 옛날에 우리 유포에 내리 오는 유래가 있단 말이제. 그 할배가 자식이 없었어. 요새는 지세가(제사) 아무것도 아닌데 예전에는 지세가 컸잖아. 동네 할배가 논을 두 마지기를 준기라. 영감을 지세를 지내주라. 오늘날까지도 지세를 지내 내리와요. 동네사람들이 착 착 돌아가면서 지세를 지내고 있어.
(청중: 이 동네가 없어져야 그 지사가 없어 지끼라).
(조사자: 그 사람이 그러면 옛날에 진사를 했습니까? 벼슬)
암 것도 안했어. 이 마을에 들어와 가지고 살다가 영감이 죽으면서 토지를 남기고 제사를 부탁했는데 그게 지금꺼지 지키지고 있어. 그거 하나 유래가 있어.
(조사자: 언제 들은 애기입니까?)
언젠지는 몰라, 내가 어릴 적에 우리 아부지가 한문이 많이 들었거던. 학자라 케도 과언이 아이라. 그때 인자 함천지 할배라 쿠는 이름을 들은 기 기억이 있어. 함천지가 그 할배 잔가 그거는 모리겄어(모르겠어). 지금 아(와)서는. 함천지 노인이라 그러거던.
(조사자: 제사 날짜는 언제?)
요새는 지세가 암껏도(아무것도) 아닌데 옛날에는 지세가 동네잔치를 했거던. 지세가 온제고?
(청중: 음력으로 삼월 스무사흘 날).
(조사자: 그 땅이 아직도 그대로 있어요?) 아직 있어.
(청중: 예전엔 지사도 산소에 채리(차려)놓고 했는데 요새는 몬(못) 가여)요새는 풀만 비(베어)주고 지새는 마을회관에서 지내.
(조사자: 산소가 있긴 있네요?)
있지. 요즘엔 동네 이장이 제사를 지낸다. 그 논은 지금도 마을에서 멀(무엇을) 심어서 그 돈으로 술사고 해서 제사를 지낸다. 동네사람들이 마음이 좋다. 한 몇 년하고 말 긴데 이걸 계속한다. 옛날에는 혹시라도 안 지내면 동네가 어쩔까 싶어서 그래서 지냈지. 그러면 이제 반별로 돌아가면서 하다가 2년 전부턴 이장이 지내. 그 이야기를 18살 땐가 아버지가 해줬다.

(이 이야기는 남해문화원이 펴낸 구전설화집 룗남해섬 마실이바구룘에서 발췌·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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