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남해청년, 항바이러스 연구의 메카 남해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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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남해청년, 항바이러스 연구의 메카 남해를 꿈꾸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0.05.11 15:11
  • 호수 6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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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포나리아 알로에 연구 35년, 김한숙 대표
남해는 알로에 재배 최적지, 미래 산업으로 육성해야
1987년부터 30년 넘게 사포나리아 알로에를 연구하고 재배해온 김한숙 대표. 그가 쥐고 있는 것이 사포나리아 알로에다.
1987년부터 30년 넘게 사포나리아 알로에를 연구하고 재배해온 김한숙 대표. 그가 쥐고 있는 것이 사포나리아 알로에다.

김한숙(75) 남해사촌사포나리아알로에허브농장 대표의 꿈은 명확하다. 항바이러스·항균·항산화물질이 풍부한 알로에, 그중에서도 동양인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질에 맞고 알레르기도 일으키지 않는 사포나리아 알로에를 집중 재배해서 남해를 항바이러스 물질 연구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게 과연 허황된 꿈일 뿐일까. 그렇지 않다. 그가 지금껏 일궈온 알로에 재배 성과, 관련 제품(알로에 플로라 워터), 1년 전부터 가꿔온 농원, 그리고 그의 신념에 기반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런 기대를 해보기에 충분하다.
김한숙 대표는 "알로에 연구를 한 지는 35년 됐다. 그 이전에는 부천에서 장미농장을 했는데 바이러스 때문에 장미가 전부 죽어버렸다. 그래서 바이러스를 이기는 품종을 찾다가 우연히 알로에로 유명한 김정문 씨 강연을 듣고 거기서 항바이러스, 항균, 항산화작용을 하는 알로에를 알게 됐다. 그중에서도 알레르기가 없고 동양인 체질에 맞는 사포나리아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고 말한다.

작년 3월부터 김한숙 대표가 1년 넘게 가꿔온 사촌사포나리아알로에허브 농장의 모습. 가을부터는 야외학습체험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작년 3월부터 김한숙 대표가 1년 넘게 가꿔온 사촌사포나리아알로에허브 농장의 모습. 가을부터는 야외학습체험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꿈은 누구나 꿀 수 있다. 하지만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계획과 꾸준한 노력과 준비 그리고 그 꿈을 실현할 기회 이렇게 3박자가 갖춰져야 한다. 그가 지금껏 남해에서 이뤄온 일들로 판단할 때 앞의 두 가지는 갖춘 셈이고 이제 꿈이 실현될 기회만 제대로 포착하면 된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휩쓸고 다니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항바이러스 물질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으니 지금이 그 적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다.

김 대표가 자신의 자화상이라며 가꾸고 있는 `폐목과 식물의 공존` 지대. 이곳에는 다육이를 비롯해 능소화, 페드라, 더덕 등이 폐목과 어우러져 꽃 피고 무성해질 날을 기다리고 있다.
김 대표가 자신의 자화상이라며 가꾸고 있는 `폐목과 식물의 공존` 지대. 이곳에는 다육이를 비롯해 능소화, 페드라, 더덕 등이 폐목과 어우러져 꽃 피고 무성해질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부천에서 하던 장미농장을 접고 알로에를 알게 된 후 30여개의 사포나리아 알로에 종묘를 구해 200그루로 늘려 30만원의 현금만 들고 과감히 남해로 내려왔다. 그리고 300평의 농지를 빌려 농장을 조성하고 생즙을 팔았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현재 사포나리아 농장이 1500평, 선구 쪽에 떫은감 밭이 3천평, 가천에 알로에 심어놓은 밭이 2천평이 되었다.
그 동안 김한숙 대표는 알로에 성분을 이용한 화장품 플로라 워터를 개발하고 이를 제품화하기 위해 알로에 노지재배를 시도했다. 2~3년간 실패의 연속 끝에 열대 식물로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에서 어렵다는 알로에 노지재배를 자신만의 노하우로 성공시켰다.
"하우스 속에서 연하게 키운 것과 달리 직사광선을 받고 키운 것은 그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온도가 관건인데 흙속에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 처음 2~3년은 계속 실패했다. 일반 부직포를 덮어도 안 됐는데, 처음에 심기 전에 내가 만든 것을 퇴비와 섞어 넣었더니 온도 유지가 잘 된다. 거기에 부직포를 덮는 거다. 이건 나만의 노하우다."
지난해 2019 대한민국 신지식경영대상 농업경영인 대상을 받은 것도 알로에 플로라 워터 개발과 노지재배 성공 덕분이다.   
<15면에 계속>

 

김 대표의 농장에는 알로에 외에도 로즈마리, 민트, 레몬밤, 라벤더 등 허브와 수국, 수생식물, 율마, 꽃잔디 등 수많은 식물과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김 대표의 농장에는 알로에 외에도 로즈마리, 민트, 레몬밤, 라벤더 등 허브와 수국, 수생식물, 율마, 꽃잔디 등 수많은 식물과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14면에 이어서>

 알로에는 해충, 균, 바이러스가 생기지 않는 신비한 약초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알로에의 주요 유효성분 가운데 알로에울신은 항궤양, 알로미친은 항암·항바이러스, 알로에친은 항균·항진균, 알로에신은 항균 물질이다. 특히 그가 항바이러스·항산화·항균 물질로 주목하고 중점 재배하고 있는 사포나리아 알로에는 아프리카, 미국 플로리다주, 하와이에서 지금도 재배하고 있으며 동양인 체질에 맞고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아서 껍질째 먹을 수 있고 남녀노소 모두에게 잘 맞는 품종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이 사포나리아 알로에 품종을 항바이러스 물질로 청와대에 제안해 그 효능을 검증받고 국가사업으로 지원받아 사포나리아 알로에 재배의 최적지인 남해에서 대대적으로 재배할 계획을 갖고 있다.
 김 대표가 자신의 계획을 청와대에 직접 제안할 생각을 하게 된 건 70대라는 나이제약과 각종 규제로 좋은 아이디어와 인프라가 있어도 지원받을 길이 막혀 있기 때문. 김 대표는 "열정과 아이디어만큼은 청년인데 나이 때문에 뭘 하려고 해도 지원이 안 된다. 알로에도 애초에 지원작물에 속해 있지 않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애를 먹으면서도 그가 이 사업을 계속 붙들고 있는 것은 항바이러스, 항균, 항산화작용이 미래 재난대비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가 앞으로 10년 뒤인 2030년에 인류의 5천만 명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예언을 했다. 이번 코로나 사태 때는 20만 명 정도가 죽었지만 나중에 이것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이게 틀린 말이 아니다. 인삼은 면역체계는 만들지만 치료제는 아니다. 하지만 알로에는 치료가 된다. 상처나 화상 입은 데도 균과 바이러스를 막으니 바르면 낫는다."
 그는 "현재 인간의 해악으로 지구의 동·식물의 균형이 깨지고 예측불가의 바이러스가 퍼진 상황에서도 국가적인 대안이 나와 있지 못하다. 바이러스가 출몰하면 그저 대처하는 것 뿐이다"면서 "모든 걸 이겨내고 4천년의 생존 역사를 가진 알로에 안에 그 답이 있다. 농부의 경험으로 이걸 느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나는 농민이니 이걸 이론화시킬 수 없다. 이것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걸 내가 검증할 수는 없으므로 국가에서 빨리 검증해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국가에 요청하는 것이다. 지금 국가에서 알로에의 효능과 베라와 사포나리아 종의 차이점을 검증해야 한다. 알로에 생초, 알로에 플로라 워터, 알로에 술 등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숙 대표는 만약 이 사업을 국가에서 지원해준다면 이 농장 자체를 연구실로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만약 국가에서 지원해준다면 이곳을 중심으로 연구성과가 퍼져나가고 4년 정도 뒤에는 남해만 해도 30만평의 알로에 농장을 조성할 수 있다. 남해가 사포나리아 알로에를 키우는 데 최적지다. 겨울이 3개월이 안 되고 기온이 떨어져도 통계상 영상 10도 이하로 잘 안 떨어진다. 그때만 견뎌주면 3월말만 되면 직사광선을 제대로 받을 수 있어서 그늘에서는 파랗던 이파리가 햇빛을 받고 거무스름하게 바뀐다. 그 밑에 엽록소가 진하게 농축돼 있는 거다. 하우스재배와 노지재배는 완전히 다르다. 가천에 있는 종묘만 해도 1만 평에 심을 정도의 양이다. 이 종묘를 국가에서 욕심을 내야 한다."
 김 대표는 사포나리아 재배를 국내 최초 시작한 일을 자부심으로 삼는다. 그리고 사포나리아의 효능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국가사업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게 성공하면 벌어들인 수익은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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