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도선(露梁 渡船)과 부잔교(浮棧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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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 도선(露梁 渡船)과 부잔교(浮棧橋)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5.11 15:42
  • 호수 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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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군 기록이야기 21 │ 이미숙 남해군 기록연구사
이 미 숙남해군 기록연구사
이 미 숙
남해군 기록연구사

오래된 기록물을 정리하다 우연히 발견하는 내용을 해독하며 확인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시간 여행을 다녀오곤 한다. 글이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그 상황이 자연스레 머릿속에 그려지거나 상상으로 이어진다. 마치 내가 그 시대에 살면서 경험하고 있는 듯한…….

1960년 노량부잔교 관계서류철
1960년 노량부잔교 관계서류철

1960년 노량해협을 건너 하동에서 남해로 오가는 지역민들에게 큰 역할을 한 `배와 뜬다리 부두`에 대한 기록물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설천면에서 1960년 생산된 `노량부잔교 관계서류철`에는 1962년까지 노량 도선과 부잔교를 가설하거나 복구하는 과정의 내용들이 펼쳐진다.
부잔교(浮棧橋)는 다른 말로 `뜬다리 부두`라고도 한다. 수위에 따라 위아래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구조물이다. 부두 자체가 수면 위에 떠 있기 때문에 바닷물의 높이가 변하더라도 문제없이 배가 접안할 수 있다.
도선(渡船)이란 `배를 타고 건너다`는 뜻임은 나이가 어느 정도 된 사람은 짐작할 수 있을만한 낱말이다. 경험과 추억이 있을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배를 타본 경험조차 없을지도 모른다. 웬만한 강과 바다는 다리가 다 놓여져 있기 때문이다.
추억도 감흥도 덜할 것이다. 1960년 당시 노량해협을 건너게 해주는 배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우마(牛馬(車))까지 실었던 모양이다. `노량도선 통행료 징수방법`이란 문서 건에는 당시 통행료로 대인은 기존 40원에서 60원으로 인상한다는 내용이 있다. 자동차는 120원, 우마는 150원, 우마차는 무려 1천원, 여객자동차(대형)는 1500원으로 각각 인상할 통행료를 징수하겠다 적혀있어서 당시의 물가를 짐작해보는 재미가 있다.

도선 설계평면도
도선 설계평면도

1968년 5월에 착공한 남해대교가 1973년 6월에 준공될 때까지 그 이전에 남해섬을 오갔던 사람과 차들은 이 도선과 부잔교를 다 이용했을 것이다.
1960년 6월 1일 설천면의회에서는 의사당에서 `노량도선장 부잔교 사용료 징수 조례`를 논의한 회의록도 이 기록물철에 포함되어 있다. 그때는 면단위 의회가 있었던 때이다.

설천면(장)↔남해군(수)↔경상남도(지사) 간 단계별 협의와 승인 절차를 거쳐 가며 `노량도선 복구공사`는 당시 800만원의 공사금액으로 10월에 준공하였음을 도지사에게 보고하는 건, 노량 도선은 전장 36자(약10미터) 크기로 만들어 10마력의 발동기를 거치하고 도선 및 소형자동차 운반을 목적으로 계획된 도면 또한 있다.
계획서에는 `……신청하오니 승인하여 주시옵기 앙망하나이다`하는 표현을 쓰고 있어 놀라움 반 재미 반이다. `1960년 9월 부잔교 가설공사가 준공`되어 `1962년 3월에 부잔교 보수공사`가 진행된 흔적들 또한 차곡차곡 기록되어 있다.
지금부터 60년을 거슬러 올라간 시점부터 기술이 발전하고, 생활모습들이 변하고, 돈 가치가 바뀌고, 시대가 변하고, 다리를 만들며 자연구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겨내며 편리와 편의를 찾아 살아온 지난 날들이 지났고 또 지나갈 것이다. <끝>

창선 도선(배)에서 내리는 버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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