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선 장포마을 `노래 불러 신부 살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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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선 장포마을 `노래 불러 신부 살린 이야기`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5.11 16:32
  • 호수 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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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섬 마실이바구 9
제보자 : 이순애(여, 91세)제보한 설화목록 : 〈노래 불러 신부 살린 이야기〉, 〈호랑이 형님〉, 〈동아줄 타고 하늘로 올라간 자매〉, 〈뒤바뀐 신부〉, 〈첫날밤에 소박맞은 신부〉제보장소 : 창선면 장포마을회관제보일시 : 2019. 9. 28조사자 : 정경희, 최지현
제보자 : 이순애(여, 91세)
제보한 설화목록 : 〈노래 불러 신부 살린 이야기〉, 〈호랑이 형님〉, 〈동아줄 타고 하늘로 올라간 자매〉, 〈뒤바뀐 신부〉, 〈첫날밤에 소박맞은 신부〉
제보장소 : 창선면 장포마을회관
제보일시 : 2019. 9. 28
조사자 : 정경희, 최지현

구연상황과 이야기 내력
 어렸을 때에 어른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하자 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모두 학교에 다니던 열 살 혹은 열한 살 때, 수업시간 중 선생님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하였다.
 
줄거리
 한 남자가 아내와 사별하고 난 뒤 다시 혼인을 해서 후처를 맞아들였다. 그런데 후처와 후처 소생의 딸이 서로 공모하여 전처의 두 딸을 괴롭히기 시작하였다. 어느덧 전처가 낳은 큰딸이 자라서 시집을 갈 나이가 되었다. 여기저기서 혼담이 오갈 무렵 후처와 후처의 딸이 집 뒤 텃밭에다 비상을 심기 시작하였고, 본격적으로 혼사를 치를 날이 정해지고 나서부터는 비상을 따다가 술을 담기 시작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감을 느낀 전처의 작은딸은 언니에게 찾아가 하객들 틈에 끼어 도망갈 것을 권한다. 드디어 혼례식 날, 큰딸은 하객들 틈에 끼어 집에서 도망치고 신방에는 신랑만 남아 비상이 든 술을 앞에 두고 앉아 있었다. 작은딸은 안방 기둥을 잡고 돌며 `술에 비상이 들었으니 놋숟가락으로 술을 저어 보라`며 노래를 부른다. 신방에 앉아 있다가 그 노래를 들은 신랑은 작은딸이 시킨 대로 하였다. 그러자 정말로 술 속에서 비상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신부가 자신을 죽이려 했다고 오해한 신랑은 화가 나 큰딸에게 `당장 나와 독주를 마시고 같이 죽자`, `혼약을 파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겠다` 하고 노래를 부르며 엄포를 놓는다. 그러자 어디선가 다시 나타난 큰딸이 `갈 거라면 내 얼굴이라도 보고 가라`며 노래를 불렀다. 달덩이 같은 큰딸의 얼굴을 보고 한눈에 반한 신랑은 이내 오해를 풀고 그녀를 신부로 맞아들여 행복하게 잘 살았다.
 
 전에 딸을 둘이 낳아 놓고 아 엄마가 죽었어. 다시 장개를(장가를) 가서 부인을 얻어 놓으니까, 새장개를(새장가를) 가서 부인이 딸을 하나 데리고 왔는데, 문디 또 못된 문디 같은 걸 데려오고. 전에 부인이 낳은 가시나 둘이는 참 야무거든. 죽은 오매가 낳은 건데 야문데, 이 새오매랑 새오매 가시나 둘이서 달등이 그튼 놈들을 인제 참 개롭혔어.
 인제 큰딸이 커가 시집을 갈라 하니까. 마 혼담 얘기가 왔다갔다 하고, 시집을 갈라 하니까. (후처와 후처 소생의 딸이) 뒷밭에다가, 집에 뒷밭에다가 뭐를 심거 갖고 키우는데, 우째 비상을 놔서 키우더란다. (조사자: 아이고…) 큰가시나를 저, 인제… 큰가시나를 직일라꼬.
 큰딸 시집 갈라꼬 날을 받아 놓으니까, (후처와 후처 소생의 딸이) 그 비상을, 그걸 따 가지고 그마, 술을 담구더란다. 저 비상을 따가 술을 담구는데. 그래가, 인제 둘째딸이 또 달덩이그치 야문데, 저것들이 뭐 하노 만날 앉아서 쪼으고 있으니까, 그 술을 걸러다 대를 쳐다 내 놓더란다. 내 놔서, 인제 동생이 저거 언니한테 가서하는 말이 "시집을 안 가는 기 낫다."
 그래가 큰가시나가 인제 시집을 안 갈라 캐도 그기 안 가지나. 가야 되니까, 저거 동생이 "내가 혼삿날 우찌 해도 그 술로 신랑을 못 먹도록 할 께니까, 언니 니는 저 손으로(손님으로) 온 사람들 틈에 낑기가 집에서 나가라."
 요리 요리 하자 해서 이야기가 그리 됐어. 그리 되가 인제 소식은 나가가 전하기로 하고, 전하기로 하고, 신랑이 신부 사는 집에 와서, 술로 딱 내 놓고 있는데, 저거 언니는 인제 집에서 나갔어. 나갔는데. 나가고 나니까 동생 그것이 안방 기둥을 잡고 뺑뺑 돌면서 노래를 하나 부르는 기라. "서른 셋 복채 밑에 오늘 오신 저 아재야 놋숟가락 빼들고 빼주고 비상 술을 저어 봐라." 카더란다.
 그러니까 인제 신랑이 그 비상 술로 먹을 낀데, 신부 동생이 글로(그것을) 못 먹도록 할 기라꼬… 인제 기둥을 잡고 돔서로, 노래를 마 부르는데, 신랑이 술을 먹으려다가 젓으니까 참말로 비상이 점점 떠올라 오더란다.
 술에서 떠올라 오니께는 신랑이 심청을 지이서 노래를 부르더란다. "비상 넣고 나간 신부야 어서 요리 나오너라. 한 잔 술에 둘이 죽자. 한 잔 술에 둘이 죽자." 
 이리 노래를 불러도 답이 엄서 놓으니까, 또 신랑이 그러더란다. "요리 나오너라. 요리 나오너라, 오던 길로 돌아간다. 요리 나오너라." 신랑이 그랬는데. 그제사는 큰가시나가, 신부가 와서 노래를 한 자락 부르더란다.
 "저 달 속에도 재미가 찧고 저 별 속에도 재미가 찧고 맨드라미 봉숭아도 모지모지 숨있는데 물로 물로 생긴 내 얼굴만 보고 가라 가라." 쿠더란다.
 얼마나 야문지. 달등이같이 야문 처녀가 노래를, 신랑이 갈라 쿠니까는 지 얼굴만이래도 함 보고 가라 카더란다.
 그라니께, 신랑이 딱 갈라다가 저거 각시를 보니께, 참 달덩거리처럼 야물거든. 다시 그래 놓으니께 신랑이 다시 노래를 하는데 "동쪽에서 돋는 해야 서쪽으로 움직여라. 잠잘란다 잠잘란다 반달 품에 잠잘란다."
 그래 신랑이 각시를 안 떨구고 각시하고 혼인을 해가, 잘 잤다 그러더란다. 그래 가지고 인제 둘이서 오데 멀리 가서 둘이서 잘 살았드란다. 하하하. (조사자: 어째 그리 얘기를 잘합니까? 그 새오매는 우째 됐습니까?) 뭐 난중에 벌을 받아가 죽었어. 하하하.
 
 (이 이야기는 남해문화원이 펴낸 구전설화집 룗남해섬 마실이바구룘에서 발췌·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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