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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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도사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5.11 16:45
  • 호수 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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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구로공단 내 직장동료들은 무더위를 피해 하계휴가를 산 좋고 물 좋은 계룡산으로 떠났다. 계룡산은 맑은 공기와 푸르름으로 그들을 맞이했다. 산행을 시작하자 자연의 싱그러움과 숲이 만들어주는 그늘은 등산을 독려했다. 
 땀을 흘리며 산을 오르다 발견한 시원한 계곡에서 발을 담그며 땀을 씻고는 점심을 먹고 그늘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선녀가 목욕했다는 전설이 있을법한 못에 갑자기 도인으로 보이는 분이 찾아와 상의를 벗고는 물속으로 들어갔다.
 도인은 땀을 식히러 들어가려니 했지만 잠수 후 몇 분이 지나도 물속에서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 광경을 목격한 몇몇이 일행에게 지금 도인으로 보이는 분이 물속에서 나오지 않은 지 오래됐다며 호들갑 떨었고 물속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진짜 계룡산 도사를 본 것이라며 모두 물가에 모여 도인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30분 이상 시간이 지난 후 도인이 물속에서 나오자 환호를 지르며 진정한 도인을 만났다며 절을 했다. 당황한 도인이 자리를 벗어나려 하자 주위를 둘러싸고는 사주관상을 묻고 점집에 온 듯 질문을 했고 도인은 그럴 능력이 없다, 잘못 본 것이라고 답했다.
 일행은 물속에서 숨을 쉬지 않고 삽십 분 이상 있는 것을 목격했기에 도인이 확실하다고 말하니 도인이 "어디서 오셨는지?"하며 되묻는다. 이에 서울에서 왔다고 답하니 도인이 갑자기 일행에게 절을 하며 우리는 물속에서 한 시간도 있을 수 있으나 서울에서는 5분도 살지 못하는데 그곳에서 사신다니 당신들이 진정한 도인이라 말하고는 자리를 떠났다.
 우리는 꿈꾸는 이상적인 삶을 만들려고 수많은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과 주변을 정리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에는 무관심해 보인다. 개선하는 법과 제도는 남을 바꾸어 내 삶의 안정을 꾀하고자 함이기에 결코 원하는 바를 이루기 힘들다. 삶의 주체는 오로지 본인이기에 안정과 번영은 결국 본인의 노력에서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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