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관광문화재단 설립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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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관광문화재단 설립 어디까지 왔나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0.05.21 10:46
  • 호수 6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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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례안 통과… 9월께 공식 출범 예정
`관광`에 초점 맞춘 사업 본격 추진
관광문화재단 조직도(안)
관광문화재단 조직도(안)

 관광을 통한 지역활성화를 꾀하고 관광시장의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남해군 관광문화재단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입법예고됐던 남해군 관광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 군의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제도적 근거가 마련됐다. 조례안에는 관광문화재단의 설립목적, 운영방법, 수행사업, 재산출연 등 제반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조례안 제7조에 명시된 주요사업으로 재단은 △관광자원 개발 및 상품화 등 관광콘텐츠 확충 사업 △국내외 관광홍보 및 마케팅 사업 △관광객 편의 및 관광여건 개선사업 △관광 관련 공모사업 △관광업무 컨설팅 △남해군의 관광관련 위탁사업 △문화예술자원 개발 및 운영 등 문화콘텐츠 확충사업 △축제 기획 및 총괄 추진 △문화 관련 공모사업 △바래길 및 코리아둘레길 콘텐츠 개발 및 시설 관리 등을 기획·진행하게 된다.

 김명찬 문화관광과 관광콘텐츠 팀장은 "이번 조례 제정과 함께 최대한의 예산 확보를 통해 올 9월경에 남해군 관광문화재단이 공식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남해군은 관광개발공사 설립을 추진해 왔으나 지난해 경남도 및 경남발전연구원과 함께 관광 전담기구 설립 관련 협의를 진행한 결과, 공사가 아닌 재단을 설립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 이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군은 타당성 연구용역, 군민 의견수렴, 출자·출연기관운영 심의위원회의 등의 절차를 거쳤다. 또 지난달 20일에는 군의회 의원·군 관계자들이 강진군 문화관광재단을 견학해 재단의 성과를 직접 확인했다. 

문화관광재단 아닌 관광문화재단
 관광문화재단은 지역 관광사업과 연계된 지자체 및 민간기관, 지역 주민이 유기적으로 마케팅, 관광지 경영 등을 추진하는 DMO(지역마케팅기관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최근 중앙정부는 지역관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 경남도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재단 설립은 중앙정부의 예산을 원활히 받을 수 있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특이한 점은 `문화관광`재단이 아닌 `관광문화`재단을 만든다는 사실이다. 앞서 군의회가 견학을 다녀온 `강진군 문화관광재단`처럼 지역명+문화관광재단이란 명칭이 일반적인데, 남해군은 관광문화재단으로 이름을 정했다. 김명찬 팀장은 "이런 명칭은 전국 최초"라며 "관광이 군의 핵심사업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남해군은 관광문화재단 9월 출범을 목표로 앞으로 본부장 1인과 각 팀장을 공개채용해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경남도 심의위원회에 제출한 계획안에 따르면 재단 조직의 기본 구성은 3개팀 11명(이사장·이사회/감사 제외)이다. 이들이 재단 실무와 관광사업을 담당하며 그 외 재단에서 할 수 없는 안전관리, 주차, 인력동원 문제 등의 단순 업무는 행정에서 처리하게 된다. 

 관광문화재단은 이순신순국공원 내에 있는 달보드레 카페를 리모델링해 사무실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곳에 재단이 자리하게 되는 것에 대해 군 관계자는 "지지부진한 실적의 이순신순국공원을 활성화하려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관광객의 심리적 거리 좁히기"
 관광문화재단은 우선 남해 알리기 사업을 중점적으로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명찬 관광콘텐츠 팀장은 "재단의 가장 중요한 사업의 하나는 남해가 가진 숨은 자원들을 발굴·분석·실행하는 작업이다. 관광문화재단은 관광실무 재단이면서 연구원의 역할도 할 것이다. 제일 중요한 건 남해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남해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남해군은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산업단지나 공장지대가 없어 관광산업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경쟁력이 된다. 그러나 2017년 하반기를 정점으로 관광객 수 520만을 찍고 지난해까지 하락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명찬 팀장은 "지역의 관광사업 성패는 수도권과의 연결 정도에 달려 있다"며 "일상적이고 단기간·단거리를 선호하는 여행 트렌드가 대세인 현실에서 수도권 사람들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단적으로 남해보다는 제주도를 심리적으로 더 가깝게 느낀다는 것이다. 실제로 남해는 물리적 교통환경도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 거리도 굉장히 멀다. 

 김명찬 팀장은 "이 심리적 거리를 좁힐 전문적인 마케팅 전략과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이 군 관광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 말하고 이를 담당해줄 여행업계 종사자들, 전문 마케터, 큐레이터 등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제는 천혜의 자연경관만으로 관광경쟁력을 논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남해에 올 만한 가치를 느끼게 하는 콘텐츠,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전략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수밖에 없다. 남해군 관광문화재단에 부여된 절체절명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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