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회갑 날의 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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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회갑 날의 감회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5.21 11:43
  • 호수 6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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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나의 삶 40
月河 양 영 근시인/한국전문신문협회회장
月河 양 영 근
시인/한국전문신문협회회장

꿈 많은 백조로 태어나
나를 만나 평범한 집오리가 되고
엄마로 자리 잡는가 했더니
어느덧 할머니로 변신한 당신.

어려운 살림살이에
제 잘난 남편 뒷바라지하랴
자식새끼 바로 키우랴
속절없이 보내버린 고운 날들.
지지고 볶고 싸우던 젊은 날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 허 이 사람이
벌써 회갑이라니.

그 찌릿했던 손가락
감촉은 어디로 갔나요.
30년 넘게 부대끼며 살다보니
내 살은 당신 살이 되고
괴롭고 힘들었던 고비 때마다
내 결단은 당신의 결단이 되고
어느덧 사랑한다는 말조차도
불필요한 사이가 되었네요.

이제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이 많지 않은데
당신 손 꼬옥 잡고 다니며
내가 살아야 할 이유가 되고 싶소.
당신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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