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이네집 네 자매 "우리도 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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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이네집 네 자매 "우리도 일하고 싶어요"
  • 전병권 기자
  • 승인 2020.05.28 15:41
  • 호수 6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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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이웃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을 가다

장애인 일자리 필요, 장애인 인식 개선 강조
체험홈 장애인들에게도 따뜻한 관심을
지난 25일 남해군 장애인공동생활가정 1호점인 진영이네집에서 김숙정(왼쪽), 김수인(가운데 왼쪽), 김진영(가운데 오른쪽), 김나례(오른쪽) 씨를 만났다.
지난 25일 남해군 장애인공동생활가정 1호점인 진영이네집에서 김숙정(왼쪽), 김수인(가운데 왼쪽), 김진영(가운데 오른쪽), 김나례(오른쪽) 씨를 만났다.

장애인이 생활하고 지내는 곳을 떠올려보면 우리는 장애인거주시설이나 일반 가정을 떠올린다. 그런데 `장애인공동생활가정(그룹홈)`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의 이웃 중에는 장애인들이 사회진출을 위해 장애인들끼리 생활하는 가정시설이 있다. 그곳은 바로 남해사랑의집 법인 산하 `진영이네집`과 `우리들의집`이다. 두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이 문을 열 당시에는 장애인들의 인권보호와 주위 시선 등으로 가정 자체를 소개하지는 못했다. 이제는 시간이 꽤 흘렀고 이웃으로서 당당히 자리 잡았기에 진영이네집을 통해 남해군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을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장애인공동생활가정 1·2호점
 2009년 5월 4일 개원한 진영이네집에는 여성장애인 4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곳에는 첫째 언니이자 진영이네집 이름의 모태가 된 김진영(46) 씨를 비롯해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김나례(36), 김숙정(33), 김수인(30) 씨까지 총 네 명의 자매가 지내고 있다.

 진영이네집이 여성장애인들만 거주하는 곳이라면 2011년 9월 30일 개원한 남해군 장애인공동생활가정 2호점인 우리들의집에는 남성장애인 4명이 생활하고 있다.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이란, 지역사회 내 소수의 장애인들이 일정한 경제적 부담을 지면서 일반가정과 같은 가정을 이뤄 공동 생활하는 유사가정 시설로, 보다 정상적인 가정환경 속에서 자립적인 생활기술을 키우는데 목적을 둔다.

그녀들의 일상생활
 진영이네집 4명의 거주인은 주말을 제외하고는 보통 사람과 같이 바쁜 일과를 수행한다. 장애인공동생활의 목적에 맞게 경제활동도 하고 일반가정에서 생활하며 자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립생활지원사업(언어학습·요리·컴퓨터활용·성교육·안전교육·예절교육 △사회적응능력지원사업 관공서와 마트이용, 지역행사 참여 △정서·건강(운동)지원사업 등 이외에도 많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주말에는 자유시간이다.

 남해사랑의집에서 진영이네집으로 거주지를 옮긴 그녀들은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진영 씨는 "시설에 있을 때는 관리 받는 정도가 강했다면 지금은 우리끼리 밥을 차려 먹고 자율성이 한층 보장돼 실제 자매들처럼 재밌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공동생활을 하는 만큼 각자의 역할도 있다.

 예를 들어, 숙정 씨는 요리담당, 진영 씨는 설거지, 수인·나례 씨는 청소 등 자신들이 잘하는 능력에 따라 나름의 임무가 배정돼 있다. 물론, 이러한 역할들을 맡기까지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앗아간 일상
장애인 일자리 필요

 4명의 거주인이 가장 바라는 것은 일상으로의 복귀와 `일자리`를 갖는 것이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 진영·수인 씨는 읍내 티큐브 마트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중단된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숙정 씨가 남해국민체육센터 내 더조은카페에서 바리스타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가 다툼거리도 만들었다. 숙정 씨는 "외부활동을 거의 할 수 없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우울감이 심해져 샴푸쓰기나 쓰레기 버리기 등 작은 행동에도 신경을 건드는 경우가 많아 다투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이들의 일상은 그림그리기, 색칠공부, 티비시청 등의 반복으로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없었다. 

 숙정 씨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남해에는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 조금만 더 참으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우리 모두 일상생활과 일자리를 갖고 일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남해에는 장애인 일자리가 너무 적다. 기회가 많이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절실함을 나타냈다. 
 
장애인 인식 개선
 진영 씨는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진영이네집이 처음 생겼을 때 서운함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이 생기니 주민들의 따가운 눈치를 받은 적도 있었다"며 "그래서 우리가 다가가기 위해 먼저 인사하고 문제행동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스스로 노력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행히 지금은 여러 과정과 시간을 거치며 지금은 주민들과도 잘 지내고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거주인 4명은 "남해에는 장애인공동생활가정(그룹홈)인 진영이네집과 우리들의집 두 곳이 있지만, 장애인들이 자립생활을 미리 경험하는 `체험홈`이라는 곳도 있다"며 "이름은 `한울`과 `한빛`인데 이곳에도 여러 장애인이 있다. 이들에게도 따뜻한 시선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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