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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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반장
  • 남해타임즈
  • 승인 2020.06.04 11:19
  • 호수 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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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국의 시대공감

TV가 집안의 가전제품 중 으뜸이던 시절 김 일 선수가 출연하는 프로레슬링이라도 하는 날에는 부유한 친구 집이나 동네회관에서 이웃들이 모여 그의 박치기에 환호하며 응원을 했다. 지금은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그때는 전 국민을 열광케 하는 프로그램은 몇 가지 되지 않았기에 드라마나 권투 등은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그 중 최불암이 나오는 수사반장은 지금도 회자될 만큼 인기를 누렸는데 시작에 나오는 "빠라빠라빰~ 빠라빠라빰~"하는 배경음악은 요즘 젊은 세대조차 알 만큼 유명하다. 강력반이 범인을 잡는 내용을 보며 우리는 누가 범인인지 열을 올리며 토론했고 요즘 범죄에 비하면 순진하기까지 한 범인을 보며 치를 떨었다.

시간이 흐르고 두 딸을 키우는 요즘 수사반장의 시선으로 딸을 심문하듯 하는 일이 간혹 있다.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포장하기에는 미안한 마음이 생기기도 해 자중하려 노력하지만 때로는 딸의 태도 때문에 쉽게 넘기지 못하기도 한다. 작은딸이 중학교에 다닐 때 약속된 귀가 시간을 지키지 않아 야단치니 친구를 도우다 늦었다 핑계를 하기에 "그럼 왜 핸드폰이 있는데 연락하지 않았느냐?"고 다그쳤다. 딸은 빨리 끝날 줄 알았기에 연락 못 한 것이고 어려운 친구를 도왔기에 칭찬받을 줄 알았는데 서운하다고 했다.

그냥 귀가 시간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고 다음엔 연락하거나 시간을 지키겠다 약속하면 넘어깟을 일인데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마치 면책 사유가 되는 것처럼 말하는 모습에, 나는 "도로에서 앞차의 급제동이나 돌발상황을 안전거리 확보와 방어운전으로 지켜야 하듯 상황의 연결성으로 모든 일을 무마하는 것은 성숙한 자세가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명확히 사과하는 자세를 가지도록 딸과 함께 의논하며 같이 성장했다.

정치권과 검찰, 우리의 지도자들이 연일 국민 전체를 수사반장으로 만들고 있는 현 상황에 그들의 처신도 중요하지만 당파보다는 올바름을 택하는 우리 스스로 노력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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